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발표가 오랜 침체에 빠져 있던 광주·전남 주택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건설사들은 그간 보류했던 광주·전남 주택사업의 사업성 검토에 착수했고, 공식 미분양 수치도 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정부는 지난 7월 6일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공항을 선정했다. 이곳에 삼성전자 메모리 팹 2기, SK하이닉스 메모리 팹 2기 등 총 4기를 구축하며, 총 800조원을 장기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산업 인프라가 들어서면 주택·학교 등 배후시설 수요도 함께 커진다. 건설업계는 이 점을 주목하며 사업 재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분양, 1년 4개월 만에 최저…준공 후도 올해 최소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광주 미분양은 1,259가구로 2025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준공 후 미분양도 709가구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광주 미분양은 지난해 11월 1,444가구까지 불어났고, 준공 후 미분양은 같은 달 전월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나온 브랜드 아파트가 분양에 실패해 일반분양 물량을 임대분양으로 전환하는 사례까지 나올 정도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메가프로젝트로 인프라뿐 아니라 주택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전남광주에서 추진해볼 만한 프로젝트를 모두 모아 스터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심리 급반전…전국 최대 상승폭 기록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7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에서 광주는 88.2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32.6포인트 오른 수치로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남도 70.0으로 전월 대비 20.0포인트 상승했다.
분양전망지수는 100 이상이면 분양 여건이 긍정적임을 뜻하는 심리 지표다. 광주·전남은 아직 100에 미치지 못하지만, 단기간에 이처럼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은 이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호재 이후 바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가 바뀌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챔피언스시티 9월 분양 기대…PF 숨통도 트이나
광주 도심 복합개발의 핵심 사업인 챔피언스시티는 3,000여 세대 규모다. 대형 건설사들이 공사비 상승을 이유로 시공을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이후 9월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업성 개선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융기관이 메가프로젝트를 사업성 평가에 반영하면 그간 어려웠던 PF 연장도 용이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광주 지역에는 총 4,300여 세대가 분양될 예정이다.
다만 반도체 클러스터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실제 고용 창출과 인구 유입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기대감이 선행하고 실수요가 뒤따르는 구조에서 과열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