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비 단일화에 ‘칼바람’… 현장은 지금 ‘혼돈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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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치료 관리급여 적용
연합뉴스

7월부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 항목으로 전환됐다. 정부는 과잉진료를 막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현장은 혼선과 충돌로 들끓고 있다.

환자들은 보험 적용이 끊기는 줄 알고 치료를 기피하고, 물리치료사들은 실직 위기를 호소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좋은 정책’이라는 정부와 ‘생존 위협’이라는 현장 사이, 간극은 깊다.

치료비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보험사 로비’ 의혹도

관리급여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에 신설된 급여 유형이다. 과거 비급여 영역에서 의료기관이 자유롭게 가격을 책정하던 도수치료를, 건강보험 체계 안으로 끌어들여 가격과 횟수를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방식이다.

2026년 7월 1일 시행 이후 도수치료비는 1회(30분 기준) 평균 11만 원에서 4만3천850원으로 단일화됐다. 본인부담률은 95%이며, 나머지 5%는 건강보험 재정이 부담한다. 이용 횟수는 연간 15회로 제한되고, 수술·골절 등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24회까지 늘어난다.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한 핵심 논거는 ‘남용 억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실손보험사가 도수치료로 지급하는 금액은 연간 약 1조4천억 원에 달한다. 보험사에 연간 수백 건을 청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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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계자는 “도수치료 남용으로 실손보험사가 손실을 입으면 보험료를 올리게 되고, 도수치료를 한 번도 받지 않는 국민까지 그 부담을 떠안는 구조”라며 가격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보험사 로비의 결과”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이 5%를 새로 부담하면서 오히려 공적 재정에 구멍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보험 안 된다’ 오해 확산…정부, 잇단 해명 나서

제도 전환 이후 가장 빠르게 퍼진 오해는 “이제 실손보험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일선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물리치료사는 “본인부담률 95%를 무조건 자기 돈으로 내야 한다고 오해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도수치료를 더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관리급여 조건을 충족하는 한 연간 15회까지 기존처럼 보험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연간 337억 원 수준으로 추산한 건강보험 재정 소요는, 5% 부담 구조로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설계된 것이다.

또 다른 오해는 “15회를 다 쓰면 더 이상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횟수를 초과한 이후에도 100% 자비 부담으로 도수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이후엔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

도수치료비용 공개(CG) / 연합뉴스

도수치료 급여를 인정받으려면 2주 이상, 기본 물리치료 또는 단순재활치료를 4회 이상 먼저 받아야 한다는 사전 요건도 논란이다. 소아사경처럼 조기 치료가 핵심인 질환의 경우 지연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복지부는 7월 7일 공식 해명 자료를 내고 “조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사 판단에 따라 곧바로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물리치료사 62% ‘피해 경험’…경력자일수록 더 큰 타격

제도 충격이 가장 직접적으로 쏟아지는 곳은 물리치료사 집단이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가 전국 병의원 물리치료사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1.8%가 임금·인센티브·퇴직금 등 경제적 피해를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밝혔다. 권고사직·해고 등 신분상 피해를 입은 응답자도 33.1%에 달했다.

물리치료사들의 수입 구조는 기본급에 도수치료비의 10~15%를 인센티브로 더하는 방식이다. 1회 치료비가 11만 원에서 4만3천원대로 내려가자 병원 수익이 급감했고, 그 여파가 고스란히 물리치료사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7년 경력의 물리치료사 김모 씨는 “대부분 병원 물리치료의 중심은 도수치료”라며 “가격과 횟수가 동시에 제한되니 수익이 급감했고, 병원들은 임금을 삭감하거나 권고사직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물리치료사 면허 보유자는 9만여 명이지만 면허 이용률은 이미 60%에 미치지 못한다. 매년 5천여 명의 신규 졸업자가 배출되는 상황에서 면허 이용률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력자일수록 피해가 크다는 분석도 있다. 20여 년 경력의 물리치료사 이모 씨는 “인센티브율이 경력에 비례하다 보니 병원이 경력자부터 내보내려 한다”며 “숙련된 치료사가 사라지고 경험 없는 치료사가 남는 구조는 결국 환자 피해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박현식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교육부회장은 “처방권은 의사에게 있고 비급여 이익도 의사·병원이 가져갔는데, 생계 위협을 받는 것은 물리치료사뿐”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물리치료사들이 요양병원·재활병원·필라테스센터 등으로 이동하면서 관련 업종 전반에 임금 하방 압력이 발생하는 ‘연쇄 충격’과, 도수치료 대신 다른 비급여 치료를 권하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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