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축복이 찾아왔습니다”
하이틴 스타에서 미혼부로 전락했던 배우
90년대 여고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주인공이 있다. 소녀팬들의 방은 온통 그의 얼굴이 가득한 잡지와 브로마이드로 뒤덮였고 그가 떴다 하면 길거리가 마비됐다.
그러던 어느 날 다정한 남자친구이자 닮고 싶은 우상이었던 소녀팬들의 오빠는 싱글 대디임을 고백하며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배우 김승현은 1997년 잡지 ‘렛츠’의 모델로 활동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1998년 SBS 시트콤 ‘나 어때’, ‘흐린날에 쓴 편지’, ‘행진’, 영화 ‘짱’ 등에 출연한 그는 ‘시청률이 보장되는 배우’라는 말을 들으며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90년대를 사로잡았던 그는 냉장고 박스로 세 네통씩이나 되는 팬레터를 받았고 집 앞에 그를 보기 위해 노숙하는 팬들도 있었다.
사실 미혼부입니다
한창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2003년 돌연 3살 딸의 존재를 밝히며 연예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났던 연상의 첫사랑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지만 이를 숨기고 연예 활동을 하고 있었다.
아이를 부모님 호적에 잠시 올려 두고 활동하던 그는 제대 후 결혼식을 올린 다음 대중에 공개할 생각이었지만, 이를 알게 된 기자가 보도하며 사실이 세간에 드러나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는 스케줄로 인해 상견례 자리에 가지 못했고, 외가 쪽에서는 그가 첫 만남에 와보지도 않냐며 화를 냈다. 이로 인해 오해가 쌓인 그는 아이 엄마와 헤어지며 미혼부가 되었다.
그 후 그가 누렸던 인기는 거품처럼 사라졌고 그는 그에게 배신감을 느낀 팬들의 질타와 각종 루머로 인해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하지만 기자회견 후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그는 딸을 위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연예계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그는 20살의 어린 나이에 생계를 책임지려 결혼식, 돌잔치 사회 등 각종 행사를 다녔다.
까만 아빠와 뚜빈이
생계로 바삐 지내던 그는 10여 년 만에 방송에 다시 출연해 훌쩍 자란 딸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부모님이 주로 돌봐주고 나는 일해서 뒷바라지만 했다”라고 한 그는 딸이 어른스럽게 잘 자랐다고 기특해하면서도 딸에게 미안해했다.
어릴 적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그의 딸 김수빈은 자주 보지 못한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해 그의 태닝한 피부를 보고 ‘까만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김승현 또한 딸에게 딸이라 부르지 못하고 ‘뚜빈이’라 부른다고 밝혔다.
미혼부를 고백하며 당시 많은 것을 잃었던 그는 그럼에도 후회는 없다며,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딸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딸은 있지만 결혼은 하지 않았기에 사실상 초혼인 그는 유튜브 채널 ‘김승현가족’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꾸린 모습을 공유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래도 책임감 있는 좋은 아빠네”, “저 때 기자회견 보고 울면서 브로마이드 다 찢었어요. 어린 마음에 상처였음”, “김승현도 어렸는데 갑자기 인생이 달라져서 고생했겠네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