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버럭”
성질 때문에 방송계 퇴출 당했던 배우
1971년 데뷔한 배우 허진은 70년대 장미희, 정윤희와 함께 트로이카 배우로 불리며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했던 그는 당대 최고 배우 신성일보다 높은 출연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무명 시절 없이 데뷔 초부터 일찍 인기를 얻어서였을까? 우쭐함이 하늘을 찔렀던 그는 방송국에서 제멋대로 굴었고 심지어 방송국 국장과 소리 지르고 싸웠다.
허진은 “감사함을 몰랐던 어린 시절에는 날 섭외하는 게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좋은 거라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조금만 얘기해도 뭐라고 한다며 버럭 화를 냈고, 자기 성질을 못 이겨 녹화 중에도 그냥 자리를 나갔다. “막내라 애지중지하게 자랐다”는 허진은 “사회생활은 고개 숙여야 하는데 방송국에서도 상을 주니 눈에 뵈는 게 없었다”며 과거를 반성했다.
결국 그는 제작진과의 잦은 마찰로 방송계에서 퇴출당했고, 35년간 공백기를 겪게 됐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으며 수입이 끊긴 그는 700원으로 일주일을 버텨야 했다.
그는 “음료수 사 마실 돈도 없었다”며 “자존심 때문에 차마 얘기는 못 하고 ‘이대로 굶어 죽어야지’ 같은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은인 강부자의 도움으로 겨우 연기의 기회를 다시 얻어낸 허진은 영화 ‘곡성’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힘들었던 때를 기억하기 위해 지금도 벽에 700원을 붙여놓았다는 허진은 “지금도 가난하지만 그때에 비하면 재벌이다”며 “열심히 용감하게 잘 지내려고 한다”고 포부를 보였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다들 먹고 살기 위해서 성질머리 죽이고 사는 겁니다”, “계속 활동했으면 지금 진짜 톱배우였을 텐데”, “앞으로 좋은 연기로 많이 뵙고 싶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