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가 너무 예뻐도 문제”
감독이 민낯으로 나오라고 한 스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는 배우 전지현은 1999년 영화 ‘화이트 발렌타인’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듬해 18세의 나이로 출연한 영화 ‘시월애’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는 이후 ‘도둑들’, ‘베를린’, ‘암살’ 등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한 그는 한류 열풍을 이끌었고, 아시아 전역에서 수많은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어릴 적부터 눈에 띈 외모
중학교 3학년 때 우연히 패션잡지 표지 모델로 발탁되며 자연스럽게 연예계에 입문하게 된 전지현은 어린 시절부터 미모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가 재학 중이던 2학년 14반은 ‘강남 5대 얼짱’ 전지현이 속한 반으로 유명했고 학교 등굣길에서 전지현을 본 사람들은 마치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인물 같다는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그를 캐스팅했던 기획사 대표도 전지현을 처음 보고 “영화 ‘레옹’의 마틸다처럼 어리고도 성숙한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고등학생 시절에도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교복을 입고 있어도 눈부신 미모와 존재감 덕분에 교무실 우편함은 팬레터로 가득 찼고, 전지현을 보기 위해 남학생들이 학교 정문에 모여드는 일은 일상이었다고.
그의 고등학교 시절을 기억하는 한 교사는 “수많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전지현은 단연 눈에 띄었다. 말 그대로 광채가 나는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너무 예뻐서 문제
그러나 가끔 이 미모는 그의 연기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2015년 그는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 ‘암살’에서 여성 독립군 안옥윤으로 캐스팅됐다.
그와 영화 ‘도둑들’에서 한번 호흡을 맞췄던 감독 최동훈은 “전지현은 코미디도 잘하지만 정극 연기도 굉장히 잘 소화하는 배우다. 꾸미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며 그를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여배우가 너무 예뻐도 문제다”고 말한 최 감독은 “독립군이니 화장도 하지 말고 머리도 질끈 동여매라고 했다. 아름다움을 내려놓고 시대에 맞는 캐릭터로 전지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속 민낯의 전지현조차도 너무 아름다웠다며 웃음을 지었고, “안옥윤이라는 인물 자체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독립운동을 하는 그 모습이 예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