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제사 없어서 편해”
남편에게 속아 결혼했다가
1982년 MBC ‘호랑이 선생님’에서 아역배우로 데뷔한 최정원은 이후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첫사랑’, ‘프로포즈’ , ‘태조 왕건’ 등에 출연하며 40년 넘게 연기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평생 연기만 하느라 손에 물 한 방울 묻혀보지 않은 채, 31살에 결혼을 한 최정원은 결혼 전 남편에게 자신 집은 차례와 제사를 지내지 않아 편하다는 말을 들었다.
새벽 3시까지 이어지는 요리
그런데 결혼 후 그가 맞이한 명절은 상상과 달랐다. 음식을 하러 명절 전날 시댁에 간 그는 워낙 입맛이 까다로워 외부 음식을 안 좋아하는 시아버지 때문에 어머니와 만두피부터 수제로 만두를 만들어야 했다.
게다가 최정원은 당시 임신을 해서 입덧으로 고생 중인데도 고추전, 녹두전, 동태전, 산적, 육전 등 8가지 전을 부쳐야 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이거 너무 많지 않냐”고 물어봤지만, 어머니는 “예전에는 신선로도 다 했어. 그냥 하자”라고 말해 깨갱하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맏며느리라 손이 큰 어머님을 따라 큰 대야에 잡채를 만든 그는 평소에 일을 안 하다가 하니 손에 물집이 잡히고 손목까지 아파왔다.
거기에 입덧으로 헛구역질까지 하니 어머님은 “그냥 들어가서 문 닫고 쉬어라”라고 했지만, 당시 유일한 며느리이자 맏며느리인 최정원은 눈치를 보고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마무리를 하고 방에 들어가니 남편은 미안해서 잠을 못 자고 있었고, 남편의 눈과 마주치자 바로 눈물이 나왔다. 그는 “새벽 3시까지 전을 부칠 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겠냐”라며 고충을 전했다.
명절 스트레스를 날린 구세주의 등장
다행히 매년 이어질 뻔한 명절의 무서움을 날려준 영웅이 등장했다. 그보다 8살 어린 동서는 명절날 어머님이 쌓아둔 재료를 보고 깜짝 놀라고는, 아버님에게 가서 “명절에 가족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눠야지, 왜 음식으로 시간을 보내냐”며 차근차근 설명했다.
음식에 관해서는 철저했던 아버님은 동서의 말을 들어주었고 그 이후로는 음식의 양을 줄이고 만두피와 떡을 사서 쓰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입덧하는데도 일 시키는 건 너무하네”, “그래도 동서가 살렸네”, “조선시대 때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