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부터 흡연까지”
연기 열정이 낳은 것
배우 김혜은은 서울대학교 성악 전공으로 시작해 MBC 뉴스데스크 기상 캐스터를 거쳐 연기자로서의 길을 개척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 배우로 유명하다.
2007년, MBC 일일드라마 ‘아현동 마님’으로 연기자 데뷔를 한 그는 당시 임성한 작가가 성악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해 운 좋게 캐스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현동 마님’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김혜은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바로 전라도 광주 사투리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사투리가 너무 어색해 매번 감독에게 “이딴 식으로 하면 캐스팅을 바꾸겠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는 김혜은은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끝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광주로 직접 내려가 그곳에서 생활하며 사투리를 익히기로 한 것이다. 그는 실제로 광주대학교 기숙사에 등록하고 한 학기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광주 사람들과 생활했다.
그는 “서울에서 광주까지 오가다가 아예 기숙사에 들어가서 생활했어요. 기숙사에서 자고 생활하면서 리스닝이 점점 되기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연기로 시작한 술과 담배
연기를 향한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듯, 김혜은은 이후 2012년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로 얼굴을 알렸다.
극 중 ‘정 마담’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 배역을 맡기 전에는 술과 담배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정 마담이라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술과 담배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실제로 그 업계에 있는 사람들과 동거 비슷하게 생활하기까지 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술, 담배를 하기 시작하니까 사람이 또 그리로 가더라. 타락하기 시작하더라”며 “나중에는 분장까지 하고 내 안에 그런 감정이 있다는 걸 느끼고 스스로 놀랐다”고 전했다.
개봉 후, 그의 인지도가 올라가며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으나, 그 대가는 혹독했다. 영화 촬영 후 그는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촬영이 끝나고 나니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더라. 3개월 동안 우울감에 빠져있었다”며 배우 최민식의 조언에 따라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 6개월간 정신과 약을 복용했다고도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