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정우성과 함께 영화 촬영하기도 했지만
그가 꿈을 접고 배우 활동을 그만둔 이유
배우 서찬호는 배구, 씨름, 프로레슬링 등 여러 종목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1993년 영화 ‘영구와 공룡 쭈쭈’로 데뷔했다.
2미터가 넘는 커다란 키로 ‘거인 전문 배우’라고 불리며 큰 인상을 남겼지만, 2015년 ‘육룡이 나르샤’를 마지막으로 보이지 않았던 그가 최근 근황을 전했다.
서찬호는 “운동을 하다 그만뒀는데 심형래 선배님이 자신의 작품에 출연 제의를 주셨다. 해 보니까 재미있어서 그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영화 ‘티라노의 발톱’을 찍을 때 유재석은 시체 1, 송은이는 시체 2랑 원시인 부족이었고 나는 주인공이었다. 그때는 재석이가 이 정도로 유명해질 줄 몰랐다”라며 웃음을 안겼다.
또한 “정우성과 함께 영화 ‘비트’를 찍기도 했다. 서울 강남의 어떤 칵테일바에서 촬영했는데, 액션 합이 안 맞아서 많이 맞으며 오래 찍었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연예계 떠난 이유
연기를 사랑했지만 말단비대증 때문에 얼굴이 변했고, 어느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졌다고. 말단비대증은 성장호르몬이 너무 많이 만들어져 신체 부위가 지나치게 커지는 병으로, 거인병이라고도 불린다.
서찬호는 중학교 3학년 때 이미 키가 193cm였는데, 이 병을 앓으며 1년에 10cm가 넘게 자랐으며 또한 얼굴도 변하기 시작했다.
튀어나온 이마와 턱이 싫어 수술도 했지만, 변한 얼굴은 돌아오지 않았다.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게 아닌데도 사람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그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그런데 얼굴이 변하고 키가 크면서 바깥에 나가는 게 무서워져서 집에만 있었다. 나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격지심이 생겼다”라고 털어놓았다.
배우를 그만둔 서찬호는 배달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와중에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렸고, 식당 대신 공원 벤치에 앉아 편의점 삼각김밥을 먹었다.
그는 “원래도 키가 큰데 헬멧까지 쓰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쳐다본다. 땀도 많이 났고, 괜히 사람들한테 미안해서 웬만하면 부딪히지 않으려고 한다”며 이유를 밝혔다.
서찬호는 “길을 걷는데 지나가던 아이가 괴물 같다고 했다. 아저씨도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너무 속상했다. 왜 말단비대증이라는 병을 앓아서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할까 싶었다”며 아픔을 고백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배달 일이 몸은 힘든데 돈이 많이 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건당 3500원인데 이게 없으면 건당 2000원도 간다. 택시비보다 싸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서찬호는 기회가 되면 배우 활동도 하겠다며, 자신이 다시 텔레비전에 나오는 날을 기대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다시 활동하시면 영화계에서 엄청 인기 많으실 듯”, “옛날에 텔레비전에서 자주 봤는데 다시 보니 반갑다”, “무례한 사람들한테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