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의 성적 자랑하던 그가
명문대 포기하고 데뷔한 이유
수능에서 두 문제만 틀렸던 전설의 천재가 있다. 과거 수능이 400점 만점이었을 때, 392점을 기록한 배우 고주원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수험 생활은 친구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될 정도였지만, 그가 완벽한 점수를 뒤로 하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된 데는 한 미녀 스타와의 운명 같은 만남이 있었다.
고주원은 “그때 공부 못한 편은 아니었다. 수능에서 400점 만점에 392점을 맞긴 했지만, 그때가 유난히 수능이 쉬웠다”라며 웃어넘겼지만, 그럼에도 이는 상위 1%에 속하는 높은 성적이었다.
이후 그는 서강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는데, 잘생긴 얼굴 덕분에 ‘서강대 원빈’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대학 생활을 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던 어느 날, 길거리 캐스팅을 받으며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에게 결정적이었던 건 미녀 배우 김지호와의 만남이었다. 고주원은 “사실 연예계에 관심도 없었는데, 매니저 누나가 김지호 선배님과 친하다는 걸 보고 갑자기 신뢰가 생겼다”라며 고주원은 배우의 길로 들어선 그 순간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원래는 경제학도로서의 삶을 고민하고 있던 그였지만, 이 예상치 못한 제안과 매니저에 대한 믿음이 그의 인생을 단번에 바꿔놓았다. 천재 수험생의 삶은 그렇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무대 위로 바뀌었다.
스크린을 떠나 바다로
그러나 배우로서의 길도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2019년 이후, 작품 활동이 뚝 끊기며 고주원은 4년의 긴 공백기를 겪어야 했다. 그는 “당시 들어온 작품이 최종 단계에서 무산되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계속 쉬게 되니까 불안감이 커졌다”라고 털어놓았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상황이 겹치자 그는 결국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깊은 바다 속으로 향해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고 강사로 활동하며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을 보냈다.
스쿠버 다이빙 강사로서의 삶은 전혀 다른 세계였으며, 바다 속에서의 평온함과 교육생들과의 교감은 그를 위로했다. 교육생들은 고주원의 복귀 소식을 듣고 열렬히 응원해줬다고 한다. 긴 공백기를 지나 KBS 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배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극 중 ‘강태민’ 역을 맡아 사촌 동생과 한 여자를 두고 대립하는 복잡한 캐릭터를 소화해야 했던 고주원은 “사촌 동생과 같은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고주원은 “초반엔 대립이 많았지만, 후반부에 감정이 정리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했다”라며 연기를 향한 깊은 열정을 고백했다.
수능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자랑하던 천재가 미녀 스타의 한 마디에 공부 대신 연예계를 선택했다니, 고주원의 인생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이 확 바뀌는 순간이 있다. 제겐 그게 바로 연기였다”라며 웃어 보이는 그는 이제 더 다채로운 캐릭터로 팬들에게 돌아가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