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이겨내고 결혼했는데
그때가 불행의 시작이었다
90년대를 뒤흔들었던 농구 스타 허재가 자신을 모르던 아내와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어렵게 결혼에 성공했지만, 이후 아내와 이혼 직전까지 갔던 속사정을 고백했다.
부산의 상류층 자제였던 아내 이미수 씨는 당시 의사 집안과의 맞선을 앞두고 있었다. 하필 그날 부산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허재가 이미수 씨를 보게 됐고, 다음 날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녀에게 반해 맞선 약속을 무산시켰다.
허재는 “점심이나 같이 할까 하며 거의 납치하듯 택시를 태워 기장으로 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맞선을 보기로 했던 남성은 3시간을 기다리다 결국 이미수 씨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허재는 그녀의 집 전화번호를 받아 두세 시간씩 통화하다 갑자기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곧바로 아내가 사는 부산으로 달려가 “내가 너 고생 안 시키고 평생 잘해줄 테니까 결혼하자”고 거침없이 프러포즈했고, 며칠 후 승낙을 받았다고 한다. 우지원은 “그렇게 갑자기 결혼하자고 하면 황당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천수는 “무드도 없다”며 허재다운 프러포즈라고 웃었다.
하지만 결혼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는데, 이미수 씨는 허재가 농구선수라는 사실조차 몰랐다. 체육인에 대한 거부감으로 집안에서도 크게 반대했지만, 결국 이미수 씨의 의지로 결혼에 성공했다. 허재는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된 거다. 정신없이 채 온 거다. 전략이 좋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혼 위기… 아들과도 마찰
그러나 결혼생활 중 가장 큰 위기는 허재가 농구 감독으로 활동하던 시절 찾아왔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아들 허웅을 뽑지 않고 다른 선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허웅은 “농구 그만두겠다”며 아버지에게 실망감을 표했고, 아내는 아들들을 위해 살아온 만큼 큰 상처를 받았다. 허재는 “아내의 표정은 나한테 병을 안 던진 게 다행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같이 살면서 욕을 그렇게 먹은 건 처음이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행히 시간이 흐른 뒤 허재는 아들을 뽑을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고, 아내도 이를 이해하면서 부부 관계는 회복됐다. 현재 허웅은 아버지 허재보다 서장훈을 더 존경한다고 밝혀 허재를 당황케 하기도 했다.
특히 “엄마가 서장훈을 되게 좋아한다. 말도 잘하고 능력도 있고 세련되고 멋있지 않냐. 아빠와 반대되는 스타일”이라는 허웅의 말에 허재는 “중앙대학교에서 제명을 당할 걸 감수하고 연대를 보냈더니 이렇게 배신을 하네”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허재 아들 안 뽑은 게 오히려 아들 위한 거였을 듯”, “부부 사이 위기 잘 극복한 게 대단하다”, “이런 게 진정한 부부 아닐까”, “허재 너무 재미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