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와 아버지가 달라”
이들이 털어놓은 사연은?
아버지 장광과 아들 장영. 세상 누구보다 가까운 부자 사이지만, 그들 사이엔 오랜 시간 이해할 수 없는 벽이 있었다. 장영은 아버지 장광의 엄격함과 냉담한 태도 속에서 스스로를 ‘가족이 아닌 사람’처럼 느끼며 자라왔다고 고백했다.
장영은 누나 미자와는 달리 자신에게는 유독 엄격하게 대했던 아버지의 태도에 의문을 품고 살아왔다고 털어놓았다. 어릴 때부터 장영은 아버지의 눈에 자신이 부족하게 보일까 두려워 매사에 완벽을 추구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칭찬보다 꾸중이 더 많았다.
장영은 “어린 시절부터 ‘나는 아버지의 진짜 아들이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아버지가 누나를 아끼는 모습과 나를 대하는 방식이 너무 달라서 한 번도 인정받고 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장영의 어머니 전성애 역시 남편 장광이 아들만 유독 엄하게 대했던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녀는 “남편은 딸에게는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람이었는데, 아들에게는 ‘강하게 키우겠다’며 아무리 힘든 일도 알아서 해내길 바랐다”고 회상했다.
아들을 위한다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지만, 어머니 전성애는 “남편이 아들을 사육하듯 다루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장영의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됐다. 그는 무대에 서거나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아버지의 눈이 가장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공연을 하면서도 아버지가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늘 두려웠다”며 “어머니는 나를 응원해주셨지만, 아버지는 ‘왜 그 장면에서 그렇게 연기하냐’며 비판을 주로 하셨다”고 털어놨다.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장영은 “아버지가 내 공연에 오시는 게 부담스럽고, 오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촬영장에서 연기하는 동안에도 아버지의 차가운 평가와 비교의 말을 들을까 두려워 움츠러들었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아빠에게
갈등이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이후 이들 가족은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놀랐다. 길에서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아들 교육을 잘못했다”는 비판을 듣게 된 전성애는, 그 순간 ‘아버지와 아들이 불화를 방송에 드러내도록 내버려둔 것이 맞았을까’라는 후회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장영은 오히려 이번 방송이 계기가 되어,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이 아니었으면 아버지와 내내 평행선을 달리며 끝까지 화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서서히 대화를 시작하게 된 두 사람. 장광은 시간이 지나고서야 장영이 자신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아들을 위해 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걸 알게 되었다”고 했다.
한편 장영은 어색한 마음을 누르며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정성껏 준비한 선물과 편지를 건넸다. 그 편지 속 “사랑하는 아빠”라는 글귀에 장광은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고, 둘은 서로가 오해했던 긴 세월을 조용히 뒤로 하며 눈물을 흘렸다.
장영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예전에는 10점 정도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60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서로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선 두 사람. 장광은 “남은 40점은 아버지로서 내가 더 채워가겠다”며 아들을 향한 깊은 응원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