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로 할 수 있었던 운동이 걷기
길을 걷다 통증 때문에 쓰러지기도
배우 최민수는 남자다운 외모와 성격으로 무섭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뛰어난 검도 실력과 오토바이에 대한 애정도 이에 한몫하기도 했다.
과거 한 방송에서는 화생방 훈련에서 방독면 없이 선글라스 하나만 쓴 채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감탄을 유발하기도 했다.
당시 이 장면이 연출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지만, 최민수는 “나도 모르게 들어갔는데 죽을 뻔했다. 티를 낼 수 없어 참았을 뿐이다. 다시는 못한다”라고 털어놓으며 사실이라고 밝혔다.
너무 빨리 찾아온 죽음에 대한 공포
하지만 지금의 이미지와 달리 그는 어린 시절 심장병을 앓아 전신 마취를 14번이나 하였고, 중학교 2학년 때는 시한부 판정을 받기도 했다고.
개그맨 양세형이 “집안에 일찍 돌아가신 분이 많고 암에 걸린 사람도 많다. 나중에 결혼했을 때 아이들도 같은 두려움을 겪을까 봐 무섭다”라고 털어놓자, 그는 자신 역시 같은 고민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뛰지도 못하고 모든 일에 조심해야 했으며,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길에서 기절하는 일도 있었다. 죽기에는 너무 어렸던 그는 다가오는 죽음이 너무 감당하기 힘들었고 겁이 났다고 한다.
당시 최민수가 할 수 있었던 운동은 고작 걷는 것뿐이었고, 조금이라도 빨라지거나 오래 걸으면 입술이 푸른색으로 변하고 동공이 커졌다.
심지어 길을 걷다가 심장 통증이 찾아올 때는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모든 감각이 사라져, 길에 앉아 온몸에 감전당한 것처럼 퍼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이럴 때면 그는 방화수통에 있는 물의 삼 분의 일을 전부 마셨고, 그러면 위에서 물을 쏟아내고 장을 쥐어짜는 힘을 이용해 심장을 뛰게 했다고.
세 번이나 숨이 넘어갈 뻔했다고 밝힌 최민수는 병을 앓으며 더 이상 놀라거나 당황할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세상을 보는 눈이 남들과 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죽음이 너무 두려웠지만 우연히 내가 아픈 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죽음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모든 하루가 소중하고 애틋해졌다. 다음 날 일어나면 늙은 내가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죽음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흔한 일이다. 다만 나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이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한 번씩 경험했다. 사람의 인생은 영원하지 않아서 소중하다. 모든 역사에서는 죽음이 반복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죽음이 두렵다는 양세형에게 “죽음을 두려워하고 피하지 마라. 앞으로 겪을 일이고 다들 겪는 일이다. 한 번밖에 없는 경험이다. 모든 하루를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금은 희귀해서 가치 있는 것처럼 삶도 죽음이 있기 때문에 가치 있는 것”, “가치관이 너무 멋지다”, “저런 생각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