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알던 인기 스타가
연예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
억대 광고료를 손에 쥐었던 ‘종말이’의 빛나던 전성기의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자고 일어나니 온 나라가 그녀를 알아보는 스타가 되어 있었다는 곽진영. 아직도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는 그녀는 도대체 왜, 어디로 사라졌을까?
곽진영은 1990년대 초반, MBC 드라마 ‘아들과 딸’의 철부지 막내딸 ‘종말이’ 역으로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 최고 시청률이 61.1%에 달할 정도로 사람들은 그녀의 해맑고 귀여운 연기에 빠져들었다.
당시 초등학생들마저 거리에서 “종말이”를 외치며 그녀를 쫓아다닐 정도로 인기가 어마어마했던 덕에 억대 광고 모델로 발탁되며 승승장구했던 곽진영은 단숨에 10억 원이 넘는 광고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종말이’가 사라진 이유
하지만 곽진영의 영광스러운 무대 뒤에는 상상조차 못할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나치게 주목받는 것이 불편했던 그녀는 ‘종말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큰 결심을 했다. 성형수술을 감행한 것이다.
당시 또렷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원했던 곽진영은 “엄정화 씨처럼 눈을 더 크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과는 끔찍했다. 조직이 과도하게 제거된 탓에 눈이 제대로 감기지 않는 부작용이 찾아왔다.
한쪽 눈을 간신히 고쳐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기며 고통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결국, 그녀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긴 시간 동안 스스로를 세상에서 고립시키게 되었다.
성형 부작용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곽진영은 또 다른 시련을 마주해야 했다. 악성 스토커가 그녀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그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해야 했던 시간들.
법의 도움으로 스토커가 실형을 받았지만, 여전히 트라우마는 그녀의 일상 속에 깊이 남아있었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기만 해도 몸이 떨린다고 말하는 곽진영의 얼굴엔 아픔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100억 자산가’가 됐다고?
그렇게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나 조용히 살아가던 곽진영이 새롭게 도전한 것은 바로 갓김치 사업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어머니의 갓김치 맛을 떠올리며, 여수에서 ‘종말이 갓김치’를 시작한 지 벌써 14년.
그녀는 이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치 공장에서 꼼꼼하게 일하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내 이름을 걸었으니 책임이 막중하다”며 김치 맛을 세심히 조율하는 모습은 그녀만의 근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 과정에서 “100억 자산가”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곽진영은 “1년에 10억 정도 벌 뿐”이라며 웃어 넘겼다. 수입도 크지만, 지출 또한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곽진영은 공장에서 직접 김치를 만들며 부지런히 일한다. 과거의 화려한 스타 이미지보다는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업가로서의 모습이 더 어울린다.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보고 살아야 한다”고 다짐하는 그녀의 눈빛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억대 광고 스타에서 김치 사업가로 변신한 곽진영. 그녀의 이야기는 끝없는 도전과 자기 극복의 여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