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잃은 슬픔 속에서
빛난 프로 정신
1969년 TBC 9기 탤런트로 데뷔한 한진희는 ‘최고의 사랑’, ‘청담동 앨리스’, ‘금 나와라 뚝딱’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넘나드는 연기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대한민국 대표 중견 배우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쉼 없이 달려온 그는 깊은 연기 내공뿐 아니라 강한 책임감과 프로 정신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어 왔다.
이러한 그가 과거 드라마 촬영 중 손자의 비보를 접하고도 끝까지 현장을 지킨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하늘의 별이 된 손자
보도에 따르면 한진희는 SBS 일일드라마 ‘두 여자의 방’ 세트 촬영 중 손자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드라마 일정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를 감추고 촬영을 이어갔다고 한다.
사실 손자가 전날 이미 세상을 떠났음에도 한진희는 주위에 슬픔을 내비치지 않고 예정된 세트 촬영 일정을 끝마치려 애썼다.
그러나 촬영이 예상보다 길어지며 시간이 지체되자 결국 손자상을 현장에 전할 수밖에 없었고 그제서 급히 장례식장으로 떠났다.
드라마 관계자는 “손자가 떠난 상태에서도 촬영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 했던 한진희 선생님의 모습에 모두가 숙연해졌다”며 그의 깊은 프로 정신을 전했다.
또 한진희는 현장을 떠나기 전, 장례식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남기지 않아 드라마 제작진은 물론 동료 배우들까지 조용히 그의 뜻을 존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관계자는 “근조화환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었지만 선생님께서 장례식장에 대한 언급을 피하셨다”고 전했다. 한진희의 손자는 태어날 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고 백혈병으로 투병해왔다고 전해졌다.
손자는 향년 7세의 나이로 안타깝게도 세상을 등졌다. 그는 장례식을 다녀온 바로 다음날에 이어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프로 정신이 대단하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