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 싫은데” … 엄마에게 혼나고 ‘서울대’ 갔다는 가수

“서울대는 사실 우스웠다”
부모님께 ‘멱살’ 잡히고 서울대 갔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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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엄마에게 혼나고 서울대 갔다는 가수 (온라인 커뮤니티)

고등학교 시절, 가수 이적은 대담하게 부모님께 “대학은 시간 낭비다”라며 선언했다. 그 시절 음악에 푹 빠져 있던 소년은 자신만의 길을 걷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응은 생각보다 단호했다.

그는 “내가 대학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전 세계 뮤지션들은 대학 준비 대신 지금도 열심히 음악을 하고 있다”라며 열심히 설득해 보았지만, 부모님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적은 그렇게 대학 진학을 강요받고 만다. 하지만 그가 몰랐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적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음악에 푹 빠져 있었지만, 그때도 열심히 공부하던 친구들과 달리 자신이 음악을 해야 할 운명이라고 느꼈다. 그는 “내가 지금 국·영·수 공부하는 게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음악에 몰두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라며 당시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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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적 (온라인 커뮤니티)

그날 밤, 그는 부모님 앞에서 “나는 대학에 가지 않고 지금부터 음악에 집중하겠다”라며 당당하게 외쳤다. 그런데 이적이 기대했던 자유로운 부모님이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이적의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대한민국 여성학의 선구자인 박혜란 교수다.

그런 학구파 어머니가 이적의 선언에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적은 당시 어머니가 매우 엄격하게 나섰다고 회상했다. 자유롭게 키워주셨던 부모님이었지만, 이때만큼은 단호했다. 그는 “엄마는 ‘대학은 가고 네 마음대로 해라’며 나를 말리셨다. 그때만큼은 정말 강하게 반대하셨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적의 어머니는 한국의 여성학 선구자이자, 항상 책을 가까이하던 학자였다. 집안 분위기 자체가 공부하는 환경이었고, 삼형제 모두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았다. 형은 건축학을 전공했고, 동생은 인류학을 공부했다.

그만이 유일하게 예술의 길을 걷고 싶어 했지만, 그런 학문적인 배경을 가진 집안에서 그의 반항은 오래 갈 수 없었다. 이적은 “엄마가 정말 단호하게 말리셨다. 부모님이 멱살까지 잡아서 결국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웃었다.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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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적 (온라인 커뮤니티)

결국 이적은 형을 따라 서울대에 입학하게 된다. 그런데 이 부분도 흥미롭다. 그는 “형이 서울대를 갔을 때 나는 그저 우습게 생각했다”라며 털어놓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형이 갔으니 나도 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솔직히 형을 별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현실 형제 케미를 뽐내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게 이적은 자신만만하게 서울대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지만, 그 후에도 그의 마음속에는 음악을 향한 열정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부모님이 이적의 음악 활동을 진짜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다. 이적이 ‘가요톱10’에 머리를 세우고 등장했을 때, 부모님은 드디어 그의 선택을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는 “엄마가 TV를 보시더니 ‘이게 진짜네?’ 하셨다. 그제서야 저를 뮤지션으로 인정해주셨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적의 뮤지션 선언은 그렇게 부모님의 웃음 속에서 결실을 맺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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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적 (개인 SNS)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단순히 서울대에 입학한 ‘명문대 출신 가수’라는 타이틀로는 이적을 설명할 수 없다. 그는 음악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에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음악을 사랑하는 한 소년이 학문과 예술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모님의 반대 속에서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이뤄낸 성공이다.

이적의 이야기는 결국 ‘반전’ 그 자체다. 그는 “대학은 시간 낭비”라며 학업을 저버리고 싶었던 순간조차, 부모님의 말에 따라 결국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았다.

자유로웠던 부모님의 교육 방식, 그리고 그 안에서 이적이 스스로 길을 개척해나간 과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무엇보다 그는 음악과 학업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그 인생 자체가 재미있는 드라마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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