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손 남편이 먼저 제안한
무자식 결혼 생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사가 김이나는 2006년 7살 연상인 미스틱스토리 대표이사와 결혼했다. 그는 상사였던 남편에게 먼저 들이대 사내 커플로 발전했고, 1년 남짓의 연애를 거쳐 부부가 됐다.
서로 이상형이 아니라는 김이나는 남편을 회사 밖에서 만났다면 서로 끌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가 너무 다른 타입이기 때문인데.
남편에게 그는 까불거리는 스타일이고, 자신에게는 남편이 지루한 스타일이라, 남편을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보지 않았다면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을 거라고.
그저 직장 상사였던 남편이 이성적으로 보이게 된 계기는 남편의 정직함이었다. 평소 누군가 보좌하는 걸 좋아하는 김이나는 첫 출근 날 일찍 가서 팀장님과 부장님의 책상을 빛이 나도록 닦아놨다.
보통 사람 같으면 “잘한다”며 칭찬했을 텐데, 남편은 “이런 건 하지 마”라고 했다고. 또 잡일이 굉장히 많았음에도 남편은 김이나에게 떠넘기지 않고 함께 밤새 처리하고 낮에는 본인의 업무를 봤다.
같은 팀 직원들도 존경하는 남편에게서 상사로서 따를 만한 점을 발견한 김이나는 남편과 신뢰를 쌓아간 점이 이전 연애와 달랐다고 말했다.
남편이 제안한 딩크족
그렇게 27세에 결혼해 올해로 결혼 18년 차를 맞은 김이나는 아이 없이 남편과 단둘이 살고 있다. 아이 없는 결혼 생활은 남편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당연히 아이를 ‘자연스럽게 갖게 되겠지’라고 생각하던 김이나에게 어느 날 남편은 “만약 아이를 안 낳으면 어떨 거 같냐”고 물어왔다.
그는 아이를 너무 낳고 싶다는 건 아니었지만, 남편의 물음이 뜻밖이었고, “나는 아니어도 되는데 당신은 종손인데 괜찮냐?”고 물었다고.
그러자 남편은 “우리 집은 내가 안 낳는다고 하면 상관 안 하실 분들이야”라고 했고, 두 사람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김이나는 “딩크(결혼 후 아이 없이 사는 맞벌이 부부)를 지지하고 추천하는 건 전혀 아니다”라며 “딩크족의 삶이 행복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내심 갖고 싶었는데 남편이 먼저 말한 거 같음”, “아이가 주는 행복도 엄청 큰데”, “현명한 선택. 왜 예전엔 저 사실을 몰랐을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