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오직…”
그녀의 놀라운 고백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윤복희는 인생의 파란을 겪고 난 후 이따금씩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사랑하지 않았던 남자와 결혼을 결심했지만, 결국 남은 건 아쉬움과 후회뿐이었다.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은 그녀는 최근 한 방송을 통해 다시 한번 과거를 회상하며 담담히 털어놓았다.
67년의 세월을 무대 위에서 보낸 ‘살아있는 전설’ 윤복희. 그의 첫 번째 사랑은 한국의 프랭크 시나트라라 불리던 유주용이었다. 두 사람은 연애 시절부터 남다른 호흡을 맞춰 왔고, 결혼은 그저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보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떠나며 함께 인생의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뜻밖에도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어릴 적부터 ‘결혼하면 무대에서 내려오고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생각했던 윤복희는 결혼 후 더 큰 갈등에 직면했다. 남편 유주용이 본인의 무대 활동을 포기하고 윤복희의 매니저로 나서며 두 사람의 관계는 서서히 엇갈리기 시작했다.
결혼 생활은 고요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남편과 그녀 사이에는 오해와 불신이 쌓였다. 결정적인 사건은 다름 아닌 ‘스캔들’이었다. 그 스캔들의 주인공은 또 다른 가수, 남진. 당시 둘의 스캔들 소문이 크게 퍼지자 유주용은 어느 날 윤복희에게 신문을 내밀며 묵직한 침묵을 던졌다.
그녀는 “내가 사랑한 사람은 남편뿐이었다”고 회상하며 마음 한편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남편이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홧김에 이혼을 결심했다. 그렇게 첫 번째 결혼은 씁쓸하게 끝이 났다.
비극으로 끝난 두 번째 결혼
이후 스캔들 상대였던 남진과 1976년 재혼했지만, 윤복희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전 남편에 대한 미련과 미안함이 남아 있었다.
“사랑하지 않았지만 전 남편에게 보여주기 위해 홧김에 결혼했다”는 그녀의 고백처럼, 남진과의 결혼 생활은 오래 가지 못하고 결국 6개월 만에 만에 끝이 났다. 두 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진 윤복희는 그때부터 스스로를 오롯이 무대와 관객에게 바치는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남진은 이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사랑을 찾았고, 현재까지도 오랜 세월을 함께하고 있다. 한 방송에 출연한 남진은 아내에게 애정 표현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마음만큼은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행동으로 다 표현한다”는 남진은 아내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며 가족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윤복희는 현재 45년째 독신으로 지내며 여전히 무대를 지키고 있다. 그녀는 “두 남자에게 아픔을 남겼다는 죄책감에, 이제는 관객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객을 향한 진심 어린 노래와 열정으로 그녀의 무대는 여전히 환히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