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최종 설계도… 내 주식 계좌로 코인 사는 날 “진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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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위한 ‘설계도’가 나왔다. 그러나 법 개정부터 시장 인프라 구축까지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 쌓여 있어, 청사진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한국거래소(KRX)로부터 제출받은 ‘가상자산 장내 상품 도입을 위한 연구 용역’ 보고서가 공개됐다. KRX가 2025년 9월 자본시장연구원에 발주한 이 용역은 미국·영국·독일·캐나다·호주·홍콩 등 6개국 사례를 분석해 올해 4월 최종 보고서로 제출됐다.

법 조문 하나가 막은 시장

국내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를 발행하지 못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있다. 현행법은 ETF 기초자산을 ‘금융투자상품·통화·일반상품’ 등으로 한정하고 있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1월 이를 근거로 국내 증권사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 판매에도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공식 경고를 내린 바 있다. 2025년 6월 민병덕 의원이 가상자산을 ETF 기초자산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2026년 6월 기준으로 약 1년째 국회 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번 보고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최우선 선결 과제로 명시했다. 금융위원회도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지원해 가상자산 ETF 등 신상품 도입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혀, 정책 기조가 ‘금지’에서 ‘관리된 허용’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국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 연합뉴스

‘김치 프리미엄’이 ETF에 치명적인 이유

보고서가 지목한 두 번째 장벽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 현상은 ETF 기초자산 가격 산출 요건과 정면 충돌한다. 자본시장법은 ETF 기초자산 가격이 ‘합리적이고 적정한 방법으로 산출’돼야 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해법으로 ETF 운용사와 지정참가회사(AP)가 해외 플랫폼에서 직접 현물을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AP가 해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코인을 매수해 국내로 들여오는 차익거래 구조를 제도적으로 열어주면, 김치 프리미엄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외환거래 규제와 자금세탁 방지 규정 등으로 인해 차익거래가 무제한 허용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선물 시장·수탁 인프라·PB 역할까지 새로 깔아야

AP가 ETF 설정·환매 과정에서 대량의 가상자산을 사고팔 경우 가격 급변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를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한 가상자산 선물 시장 개설을 필수 인프라로 제시했다.

수탁 구조도 새로 설계해야 한다. 은행은 ETF 신탁업 인가를 보유하고 있지만 콜드월렛·프라이빗키 관리 등 가상자산 특화 인프라가 부족하고, 반대로 가상자산사업자(VASP)는 신탁업 인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보고서는 은행을 1차 신탁업자로 두고 실제 보관·관리는 별도 신설 라이선스를 취득한 VASP에 재위탁하는 이중 구조를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증권사가 프라임 브로커(PB)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VASP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도입 순서에 대해서는 비트코인 ETF를 먼저 허용해 운영상 문제를 점검한 뒤 알트코인 ETF를 순차적으로 허용하는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 11개의 총 시가총액이 도입 이후 약 90% 증가해 43억 홍콩달러에 달하고, 인가 거래 플랫폼의 연간 거래대금도 125% 급증하는 등 제도권 편입의 효과가 실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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