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폭락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날아온 미사일이 서울 증시를 덮쳤다. 7월 8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03.83포인트(2.66%) 급락한 7,452.48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7,352.89까지 밀리며 낙폭을 3.96%까지 키웠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 오전 9시 26분 기준 7,621.18(0.46% 하락)로 보합권을 회복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86.79를 기록하며 여전히 역사적 최고 수준대인 80선 위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팔자’…외국인 14거래일 연속 순매도
삼성전자는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이 약 89조원 수준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혹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초반 28만3천원까지 밀렸고, SK하이닉스 역시 3.77% 하락 출발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는 ‘셀온뉴스(Sell-on-news)’ 현상이다.
수급 구조는 더욱 극단적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3,127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14거래일째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760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개인마저 1,222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가운데, 기관 홀로 4,39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받치는 구조가 형성됐다.
호르무즈 해협 미사일 공격…유가 급등이 투심 직격
이번 폭락의 또 다른 뇌관은 중동에서 터졌다. 7월 7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선박 3척이 잇따라 공격을 받았다. 카타르 LNG 탱커 알 레카이야트는 엔진룸에 화재가 발생했고, 사우디 원유 탱커도 구조적 손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현지시간 7일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강력한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 LNG의 유사한 비율이 통과하는 핵심 항로다. 공격 소식만으로도 전쟁보험료 인상과 단기 유가·가스 가격 상방 압력이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를 직격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인텔(-9.66%), 마이크론(-4.71%), 웨스턴디지털(-7.86%) 등 주요 반도체주가 큰 폭 하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65%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7,000선 이탈 경계론 vs 저가 매수 유입…방향성 주목
7월 초부터 국내 증시가 겪은 충격은 중첩됐다. 7월 3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655.32포인트(7.89%) 급락하며 8,000선이 붕괴됐고, 7월 7일에는 장중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만큼 추가 폭락이 이어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주의 급락이 선반영됐고, 이달 들어 코스피가 연쇄 급락했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세 유입이 지수 회복력을 부여하며 장중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증권가 일각에서는 “코스피 7,000포인트 이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추가 하락 경계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현재 1,516.65원으로 고환율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4.53%), 유통(-3.55%), 기계·장비(-3.34%) 등 거의 전 업종이 하락 중인 가운데, 기아(+3.32%)와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전자(+3.75%) 등 일부 종목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