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USMCA 16년 연장 전격 거부…북미 무역 ‘연례 협상 전쟁’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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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미 무역협정 연장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세계 GDP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북미 자유무역 체제가 사실상 ‘시한부’로 전환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6년 7월 1일(현지시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16년 자동 연장을 공식 거부하면서, 협정은 2036년까지 매년 재검토를 받는 상시 재협상 구조로 돌입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은 현행 형태의 USMCA 갱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16년 연장 의사를 표명했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3국 합의는 끝내 불발됐다.

이로써 USMCA는 기본 효력을 유지하되, 2036년까지 3국이 매년 협상을 반복해야 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이 기간 내 연장 합의에 실패하면 협정은 2036년 자동 종료되며, 어느 한 국가가 탈퇴를 선언해도 즉시 효력을 잃는다.

‘완충장치’에서 ‘협상 레버리지’로…USMCA의 지위 변화

USMCA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이던 2018년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직접 서명하고 2020년 7월 발효시킨 협정이다. 발효 당시 북미 3국 간 교역 규모는 약 1조 달러 수준이었으나, 2024년에는 약 1조9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협정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공세 속에서도 북미 자유무역을 지탱하는 완충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이 펜타닐 유입 차단을 명분으로 협정 적용 대상 외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가 자동차·철강 관세에 맞불 관세와 미국산 주류 불매운동으로 대응하면서 협정의 취지가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온 상태였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 농민의 이익을 위해 기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은 채 USMCA 갱신에 형식적인 동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광범위한 통상 재편의 맥락에서 이번 결정을 설명했다.

캐나다 배제·멕시코 압박…’3국 체제’의 균열

연합뉴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두드러진 점은 3국 간 대우의 비대칭성이다. 미국은 USMCA 관련 협상에서 멕시코와는 여러 차례 공식 협상을 진행했으나, 캐나다는 협상 테이블에서 대체로 배제해왔다. 미국은 오는 7월 20~24일 멕시코와 추가 양자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캐나다와도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검토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조건도 구체화되고 있다. 자동차 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부품의 50%를 미국산으로 하고, 북미산 함량 기준을 현행 75%에서 80%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요구가 협상 의제로 부상한 상태다.

무역법 전문가 댄 우츠코는 “이론적으로 3국은 앞으로 10년간 매년 이 작업을 반복할 수 있지만, 행정부는 가능하면 올해 말까지 합의를 끝내고 싶어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연 2조 달러 교역권에 드리운 ‘불확실성의 그림자’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북미 경제 전반에 걸쳐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매년 반복되는 재검토 구조가 사실상 ‘투자를 위축시키는 연속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기준 북미 3국 간 교역은 약 1조9천억 달러,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약 3천800억 달러 규모로, 협정의 향방은 자동차·철강·농업·물류 전반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USMCA를 “새로운 글로벌 통상 시대의 첫 번째 모델 협정”으로 평가하며, 이번 재검토가 자동차 원산지 기준과 디지털 무역 규범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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