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8배나 폭등했다”… 에어컨·세탁기 고치려다 지갑 털리는 칩플레이션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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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잿값 상승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 / 연합뉴스

스마트폰을 고치려다 지갑이 더 무거워질 판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에서 비롯된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 완제품 출고가를 넘어 애프터서비스(AS) 수리 시장까지 잠식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삼성전자서비스에 납품하는 수리용 자재비를 인상했다. 지난 1월에 이어 6개월 만에 올해 두 번째 인상이다.

칩플레이션이 완제품 가격을 끌어올린 데 이어 수리·서비스 시장으로 확산하는 ‘3단계 전이’가 본격화됐다.

스마트폰 5%, 가전 9%…TV는 제외

이번 인상은 사업부별로 차등 적용됐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제품의 수리용 자재비는 평균 5%, 생활가전(DA) 사업부 제품은 평균 9% 올랐다.

인상 대상 품목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메모리 칩·디스플레이 패널뿐 아니라 에어컨·세탁기에 들어가는 모터·컴프레서 등 기계 부품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된다.

반면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경쟁사와 부품값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이번 인상에서 제외됐다. AS·수리 비용 중 자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0~90%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제 수리비도 수% 내외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반도체 과열과 조정 국면
연합뉴스

DDR4 1년 새 8배…칩플레이션의 구조적 충격

이번 자재비 인상은 단발성 조치가 아니라 반도체 가격 폭등이 만들어낸 연쇄 반응의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2025년 6월 2.6달러에서 2026년 6월 21달러로 약 8배 폭등했다.

DRAM 가격은 2026년 1분기에 최대 98% 상승했고, 2분기에도 58~63%의 추가 상승이 예상됐다.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LPDDR5X는 분기 기준 8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급증으로 메모리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서버용 DRAM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소비자용 모바일·PC 메모리 공급이 타이트해진 것이 가격 폭등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300만원 스마트폰 시대…완제품·수리비 ‘이중 압박’

칩플레이션의 파장은 수리비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2025년 467달러에서 565달러로, 전년 대비 21%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9월 출시될 애플 ‘아이폰18 프로맥스’의 국내 판매가격이 300만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해당 모델의 부품 원가(BoM)가 전작 대비 약 300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달 공개될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 256GB 기준 출고가 역시 2,000달러(약 305만 원)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수리용 자재비 결정 방식 자체가 경쟁사 단가를 기준으로 하는 구조인 만큼,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이 다른 브랜드의 AS 비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제품 구매 가격과 기존 기기 수리 비용이 동시에 오르는 ‘이중 가격 압박’에 직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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