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하루 6만 원 날린다… 아플 때 소득 보전해 주는 ‘이 제도’의 놀라운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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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병수당 시범사업 성과평가 연구
연합뉴스

몸이 아파도 생계 때문에 억지로 출근하는 관행, 이른바 ‘프리젠티즘(presenteeism)’이 한국 근로자 10명 중 6~7명에게 해당한다는 사실이 공식 통계로 확인됐다. 그런데 상병수당을 받은 근로자 집단에서는 이 비율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제도 하나가 뿌리 깊은 노동 관행을 바꾸고 있다는 실증 결과가 나왔다.

프리젠티즘 23%p 줄인 상병수당, 수치로 입증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최근 발표한 상병수당 시범사업 성과평가 연구에 따르면, 상병수당 수급자 집단의 프리젠티즘 비율은 43.4%로 비수급자 집단(66.7%)보다 23.3%포인트나 낮게 나타났다. 성향점수매칭(PSM) 분석을 통해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다.

경제적·심리적 안정감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됐다. 7점 척도 기준으로 치료비 불안감은 1.257점, 소득 불안감은 1.046점, 실직·폐업 불안감은 1.026점 각각 낮아졌다. 모든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불안 완화 효과가 나타났다.

소규모 사업장·저소득층, 효과 더 뚜렷했다

상병수당의 정책 효과는 유급병가 제도가 없는 취약 근로자에게 더욱 강력하게 작용했다. 전체 수급자의 적시 치료 비율은 평균 10.1%포인트 증가했지만,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의 경우 이 비율이 17.1%포인트나 상승하며 가장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상병수당 시범사업 성과평가 연구
연합뉴스

질병 발생 후 일자리를 유지한 비율도 시범지역이 비교지역보다 최소 1.3%포인트에서 최대 7.7%포인트까지 높게 나타났다. 상병수당이 단순한 소득보전을 넘어 고용 안전망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수치다.

이는 구조적 빈곤 문제와도 직결된다. 보사연 분석에 따르면 65세 이하 근로자가 입원 등 건강 충격을 겪으면 연간 근로일수가 평균 14.4일 감소한다. 특히 일용직·비정규직은 아픈 순간 소득이 즉시 0이 되고, 의료비 지출로 자산이 고갈되는 이른바 ‘지출형 빈곤’으로 이어져 장기 빈곤층으로 굳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질병 발생 2년 후 빈곤화 요인 분석에서는 ‘경제활동 불참’ 기전이 빈곤화 원인의 9.9%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7년 하반기 전국 본사업 전환…재정 부담은 과제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시범사업 단계인 상병수당을 2027년 하반기 전국 단위 본사업으로 전환·시행할 계획이다. 2022년 7월 시작된 시범사업은 현재 14개 지자체에서 운영 중이며, 2026년 5월 말 기준 누적 수급자 1만4천141명에게 총 203억6천700만원이 지급됐다. 1인당 평균 30.4일 동안 평균 144만원을 받은 셈이다.

본사업은 건강보험 가입자 중 15~64세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며 외국인 취업자도 포함하고 소득 기준 제한 없이 보편 보장한다. 직장가입자에게는 최근 보수의 60%를 정률 지급하되 하루 최소 4만9천540원에서 최대 6만8천100원 사이에서 지급하고,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에게는 하루 4만9천540원 정액 지급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대기기간 7일을 공제한 뒤 최대 150일까지 지급하는 구조다.

다만 전국 확대 시 건강보험 재정에 연간 최대 7천853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된다. OECD 회원국 대부분이 이미 공적 상병수당을 운영하는 가운데, 한국이 뒤늦게 이 대열에 합류하는 만큼 재정 지속 가능성 확보와 비전형 노동자의 소득 파악 문제는 본사업 설계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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