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이 살림을 맡고, 여성이 직장을 다닌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낯선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통계로 확인되는 엄연한 현실이다.
2026년 1분기 기준, 육아·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남성이 27만4천 명을 기록했다. 현행 통계 분류가 도입된 2004년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다다.
‘전업주부 남성’ 20년 만에 두 배로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가사·육아를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남성은 1년 전보다 16.6% 급증했다. 이는 2021년(+28.3%)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사 담당 남성이 26만1천 명(+16.5%)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미취학 자녀나 손자녀를 돌보는 육아 남성은 1만3천 명(+18.2%)으로 집계됐다. 2004년 1분기 14만5천 명에서 출발해 2022년 처음 20만 명을 넘어선 뒤, 불과 4년 만에 7만 명이 더 늘었다. 20년 전인 2006년(15만1천 명)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규모다.
여성 전업주부는 역대 최저…구조가 역전된다

반면 같은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은 653만6천 명으로, 전년 대비 1.9% 줄었다. 2013년 1분기 768만4천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해, 통계 작성 이후 1분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녀 간 절대적 격차는 여전히 크다. 하지만 방향이 달라졌다는 점이 핵심이다. 여성 전업주부는 줄어드는 반면, 남성 전업주부는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적 흐름이 통계로 뚜렷하게 포착되기 시작한 것이다.
고학력 여성의 부상…노동시장 판도가 바뀌다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이 2026년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이상 학력의 25~34세 청년층에서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남성 대비 차지하는 비율은 2002년 51.5%에서 2025년 95.5%로 급등했다. 20여 년 만에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따라잡은 것이다.
청년 전문직에서는 여성 취업자 비중이 남성과 사실상 동등해졌고, 사무직에서는 남성 대비 여성 취업자 비율이 113.8%로 오히려 여성이 더 많다. 같은 기간 남성 청년층(25~34세)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89.9%에서 2025년 82.3%로 7.6%포인트 하락했다. 고학력 여성이 노동시장 전면에 나서는 동안, 일부 남성은 뒤로 물러서는 흐름이 맞물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