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오픈카 판매 두 자릿수 급증
신차 출시 덕에 소비자 관심 폭발
타스만·무쏘 EV, 전성기 이끄는 쌍두마차

한때 ‘픽업의 불모지’로 불리던 국내 자동차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올 상반기 픽업트럭과 컨버터블 차량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난 가운데, 신차 출시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1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픽업트럭은 1만1290대, 컨버터블은 2866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6%, 41.7% 증가한 수치다.
전체 자동차 등록이 같은 기간 5.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픽업과 오픈카의 인기는 단연 눈에 띈다.
타스만과 무쏘, 경쟁 속 동반 성장

국산 픽업트럭 시장은 기아의 ‘타스만’과 KG모빌리티의 ‘무쏘 EV’가 양분하고 있다. 두 모델 모두 출시 직후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며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자동차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설문에 따르면, 타스만은 향후 2년 내 구매 의향이 있는 소비자 중 9%의 선택을 받았으며, 무쏘 EV는 5%를 기록해 다소 낮았지만 여전히 높은 관심을 유지 중이다.
기아는 타스만의 강점으로 ‘디자인’을 내세웠다. 직선과 기하학적 곡선을 절묘하게 조합한 외형은 ‘픽업트럭도 멋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었다.
무쏘 EV는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전기차 보조금과 화물차 혜택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는 3000만원대 초중반에 형성된다. 사업자 등록 시 부가세 환급까지 가능해, 실용성과 경제성 모두를 잡았다.
소비 패턴 변화가 시장 이끌어

과거 픽업트럭은 상업용 이미지가 강해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레저 문화 확산과 SUV 열풍이 픽업 수요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렸다.
특히 무쏘 EV는 전기차 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의미 있는 반응을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체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무쏘 EV는 이례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두 모델 모두 출시 후 구입 의향이 꾸준히 유지되는 점도 이례적이다. 보통 신차는 3~4주가 지나면 관심이 떨어지는데, 타스만과 무쏘 EV는 예외다.
오픈카 시장도 봄바람

컨버터블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벤츠는 CLE 카브리올레, AMG SL 등 고성능 오픈카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벤츠는 올 상반기 1235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성장했다. 특히 CLE 카브리올레는 작년 6월 이후 13개월간 1800대 이상 팔리며 ‘1억원 미만 오픈카’로서의 접근성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첫 컨버터블 ‘마이바흐 SL’도 이달 14일 국내에 공개됐다. 올 하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어, 컨버터블 시장의 성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이제 ‘새로운 차’를 넘어 ‘새로운 용도’에 주목하고 있다. 픽업과 컨버터블이 이끄는 변화의 물결이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