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먹고 운전하면 쇠고랑?”… 벌금 무려 ‘3천만원’, 바로 ‘다음 주’부터

댓글 0

다음 달 약물운전 처벌 강화
SNS 거짓 정보 혼란
감기약 먹고 운전해도 될까
감기약
약물운전 처벌 강화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4월부터 감기약 먹고 운전하면 쇠고랑 찬다.”

유튜브와 SNS에서 이런 제목의 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다음 달 2일부터 시행되는 약물운전 처벌 강화를 두고 온라인에서 과장된 정보가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약 성분이 2주간 체내에 남아 한동안 운전하면 안 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과연 감기약을 먹으면 정말 운전대를 잡을 수 없는 것일까.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밝힌 사실은 이렇다. 법적 단속 대상은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481종과 환각물질 9종 등 총 490종이며, 일반 감기약이나 항히스타민제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찰청은 지난 1월 공식 질의응답을 통해 “관련법에 따른 마약류만 해당한다”고 명확히 했다. 온라인에서 떠도는 “모든 약이 단속 대상”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셈이다.

음주운전보다 엄한 처벌

감기약
약물운전 처벌 / 출처 : 경찰청

갑자기 법이 강화된 배경에는 급증하는 약물운전 사고가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약물운전 면허 취소는 2022년 80건에서 2024년 164건으로 2배 늘었다.

사고 건수는 더 심각한데, 2019년 2건에 불과했던 약물운전 사고가 2024년 23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2월 서울 반포대교에서 포르쉐가 추락한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로, 30대 여성 운전자의 차량에서 빈 프로포폴 병이 발견되면서 사회적 충격을 줬다.

개정 도로교통법은 초범의 경우 기존 3년 이하 징역에서 5년 이하 징역으로, 벌금도 1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상향했다.

재범은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음주운전(만취 기준 2~5년 징역)보다 더 엄한 수위다.

음주운전처럼 측정 불응죄도 신설되어, 경찰의 약물 측정 요구를 거부하면 그 자체로 처벌받는다.

정상 운전 불가하면 감기약도 문제?

감기약
약물운전 안내 /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문제는 법적 단속 대상이 아닌 일반 의약품도 상황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도로교통법 제45조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황”을 금지하고 있다.

지연환 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약물 종류가 아니라 정상적인 운전 능력 보유 여부가 핵심”이라며 “졸음이 느껴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운전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약사회는 27종의 항히스타민제에 대해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안내했으며, 특히 디펜히드라민, 클로르페니라민 등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자체적으로 운전 금지 약물로 분류했다.

법적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헌수 약사회 대외협력실장은 “법적으로 금지된 게 아니어도 위험할 수 있는 약물들”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얼마나 복용해야 위험한지, 언제부터 운전이 가능한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단속 현장 혼란… 기준 마련 시급

감기약
약물운전 예방 수칙 / 출처 : 한국도로교통공단

약물운전 단속 방식은 혈중알코올농도처럼 현장에서 즉시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

경찰은 교통사고 발생이나 이상 운전 신고 시 출동해 타액(침) 간이검사를 실시한다. 10~15분이면 대마, 필로폰 등 10여종을 감별할 수 있지만, 490종 전체를 검출하려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경찰청은 현재 약물별 혈중 농도 기준 연구에 착수했지만, 다음 달 2일 시행을 앞두고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의료계는 “약물 검출만으로 처벌할 것인지, 운전 능력 저하를 입증해야 하는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약사의 복약지도 의무를 강화하는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약사들은 “책임을 약사에게만 떠넘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약을 처방받거나 구입할 때 반드시 의사·약사에게 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약 봉투의 ‘졸음 유발’ 표기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 시행을 일주일 앞둔 지금,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