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는 1위, 한국에서는 단종
연비·성능 뛰어난데도 한국서 외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있을까?

“연비 21.7km/l? 대박인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못 사는 거야?”
유럽 시장에서 6년 연속 소형 SUV 판매 1위를 기록한 르노 ‘캡처’. 그러나 이 차량은 한국 시장에서는 철저히 외면받았다.
캡처는 2020년 한국에 출시됐지만, 판매 부진으로 단 1년 만에 단종됐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도대체 무엇이 한국과 유럽 시장에서 이렇게 다른 결과를 만들었을까?
연비·디자인·성능, 모두 잡은 SUV

캡처는 소형 SUV 중에서도 높은 연비와 실용성을 자랑한다. 전장 4,230mm, 전폭 1,800mm, 전고 1,580mm, 휠베이스 2,640mm로, 국내 판매 중인 현대 베뉴보다는 크고 코나보다는 약간 작은 크기다.
뒷좌석에는 슬라이딩 기능이 적용돼 실내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트렁크 적재 공간도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디자인 역시 르노의 최신 패밀리룩이 반영됐다. 이전 모델에서 사용하던 ‘ㄷ’자형 램프 대신 세로형 주간주행등과 화살촉 모양의 디테일을 적용하며, 한층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실내에는 10.2인치 세로형 디지털 패널과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글 오픈 R 링크’가 탑재됐다. 자동 공조 시스템, USB 포트, 안드로이드 오토 등 편의 사양도 기본 제공된다.
주행 성능도 업그레이드

캡처는 부분 변경을 통해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높였다.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 시스템을 적용해 자율주행 레벨 2를 지원하며, 운전자가 ADAS 기능을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되면서 연료 효율성이 대폭 향상됐다. WLTP 기준 연비는 21.7km/L에 달하며, ‘E-SAVE’ 기능을 통해 배터리 충전량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덕분에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3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스노우 및 올터레인 모드를 지원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한국에선 왜 안 통했을까?

그렇다면, 왜 이토록 뛰어난 성능을 갖춘 캡처가 한국에서는 외면받았을까?
가장 큰 원인은 가격이었다. 2020년 국내 출시 당시 캡처의 가격은 2,528만 원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크기가 비슷한 국산 SUV보다 비쌌고, 가격을 조금만 더 올리면 더 큰 차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소비자들은 국산 SUV로 눈을 돌렸고, 캡처는 2020년 한 해 동안 단 2,283대 판매에 그치면서 단종 수순을 밟았다.
르노코리아는 단종 이유로 ‘소재 인증 문제’를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저조한 판매량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로서는 캡처가 다시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은 낮다. 가격과 상품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상 같은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르노가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펼친다면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유럽에서 인정받은 캡처가 한국 시장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건.. 집게손 논란때문이야. 보르노를 타고싶지는 않아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