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싸다” … 8년째 그대로,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수입차들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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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보다 5천만 원 낮은 수입차
한국 시장만 유독 파격적 가격
가성비 전략 뒤엔 절박한 사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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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아우디 Q5 / 출처 = 뉴스1

독일, 영국, 미국보다 수천만 원 저렴한 수입차들이 잇달아 한국 시장에 상륙하고 있다. 푸조, 볼보, BYD, 아우디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이 최근 내놓은 신차의 가격은 자국은 물론 세계 여러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최저가’ 전략을 펼치는 데는 판매 확대 그 자체보다,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향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최저가, 한국에선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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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 출처 = 푸조

푸조가 최근 공개한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알뤼르 4490만 원 △GT 4990만 원으로, 8년 전 2세대 모델과 같은 가격이며, 영국보다 2300만 원, 프랑스보다 1500만 원 싸다.

BYD 역시 ‘아토3’는 △기본형 3150만 원 △고급형 3330만 원으로,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 두 번째 모델인 전기 세단 ‘씰(SEAL)’의 국내 판매 가격은 4690만 원으로, 호주·일본 대비 각각 790만 원, 990만 원 낮게 책정됐다.

럭셔리 차량도 예외는 아니다.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 울트라 트림’은 한국에서 9990만 원에 출시됐다. 독일보다 5240만 원, 미국보다 735만 원 저렴하다.

‘가성비 전략’에 숨은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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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아우디 A5 / 출처 = 뉴스1

이같은 파격가는 단순한 혜택이 아닌, 브랜드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푸조는 지난해 판매량이 947대로 급감하며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1000대를 밑돌았다.

BYD는 ‘중국산’ 이미지의 벽을 넘기 위해 익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 급선무다.

아우디코리아도 Q5와 A5 신형을 출시하며 각각 100만 원 낮은 가격을 매겼다. 벤츠·BMW에 밀려 판매량이 7위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반전을 노리는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한때 고급차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가성비 없는 수입차는 외면받는 시대”라며 “브랜드들이 가격 조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성공해야 세계에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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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로고 / 출처 = 연합뉴스

한국 소비자의 기준은 냉정하다. 디자인, 성능, AS까지 꼼꼼히 따지고 브랜드 이미지까지 챙기기 때문에 수입차 업체들은 한국에서 성과를 내야 세계 시장에서의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시장 규모는 작아도 영향력은 크다. 한국에서 인정받는 것이 곧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10.4% 증가했지만 점유율의 대부분은 BMW, 벤츠, 테슬라 세 브랜드가 차지했다. 나머지 브랜드들은 가격이라도 내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실이 ‘글로벌 최저가’라는 이상 현상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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