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800조원 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이 발표된 지 불과 1주일 만에 부지까지 확정됐다. 청와대는 7월 6일 ‘3대 메가 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지로 광주 군공항 부지를 공식 낙점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기업들이 호남권 후보지 중 광주 군공항을 가장 적합한 부지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국민보고회 7일 만의 ‘속도전’…삼전닉스 투자 공식화
이번 입지 결정의 기점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광주’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서남권’을 각각 400조원 투자지로 제시하며 합산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이 처음 공론화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튿날 서남권 권역별 보고회에서 기업들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군공항 부지·미래차 산업단지·해남 솔라시도를 헬기로 직접 시찰했다. 청와대가 내세운 ‘3S+1F 전략’ 중 첫 번째 원칙인 ‘속도전’을 정부 스스로 실천에 옮긴 셈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첫날부터 ‘반도체 올인’
부지 결정을 더욱 빠르게 견인한 배경에는 7월 1일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행정력 집중이 있다. 대한민국 최초 초광역 연합체로 출범한 이 특별시는 첫날부터 반도체 클러스터에 모든 행정 자원을 쏟아부었다.
민형배 특별시장은 취임 당일 1호 업무지시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실국별 총력 지원을 주문했고, 특별시의회는 첫 본회의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글로벌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 조례’를 1호 조례로 처리했다. 민 시장은 취임 이틀째 한국전력공사·수자원공사를 방문해 전력·용수 공급 방안을 직접 점검하는 등 취임 첫 주 행보를 사실상 반도체 인프라 확보에 집중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메가팹 4기를 중심으로 연간 2만명 고용 창출, 540조원 부가가치, 1,680조원 생산유발 효과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전남광주 반도체 트라이앵글’ 구상 하에 생산·연구·교육·기업 지원 인프라를 연계한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반도체특별법 8월 시행…수도권 배제 논란은 변수
이번 속도전의 제도적 기반은 오는 8월 11일 시행 예정인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다. 특별법은 클러스터 조성 관련 인허가 간소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례, 전력·용수·도로 등 기반시설 구축 재정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초안이 클러스터 지정 요건에 ‘수도권 외의 지역일 것’이라는 문구를 포함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용인·평택·화성·이천 등 기존 수도권 K-반도체 클러스터가 국비 인프라 지원·예타 면제·인허가 패스트트랙 등 핵심 혜택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에, 경기도와 업계는 공식 반대 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시행령은 7월 24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어서, 특별법 본격 시행을 앞둔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