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한 분기 만에 지난 3년치 이익을 모두 쓸어 담았다. 삼성전자가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89조4천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빅테크 중 유례없는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무려 1,810.3%에 달한다.
이번 2분기 실적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84조1,606억원)를 6.2% 상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17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3% 늘며,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3년치 이익을 1분기에…아람코만 비교 대상으로 남다
삼성전자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89조4천억원)은 2023년(6조5,700억원)·2024년(32조7천억원)·2025년(43조6천억원) 등 3년간 합산 영업이익(82조8,700억원)을 단숨에 뛰어넘은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도 작년 전체 영업이익(43조6천억원)의 두 배를 한 분기 만에 달성한 셈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비교에서도 압도적이다. 엔비디아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약 535억 달러(약 82조원), 애플은 509억 달러(약 78조원)로, 삼성전자의 이번 분기 실적이 두 회사의 역대 최고치를 모두 웃돈다. 현재 유일한 비교 대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특수를 누린 2022년 2분기 사우디 아람코의 865억 달러(약 132조원)뿐이다.
‘AI 슈퍼사이클’이 쏘아 올린 메모리 가격…DS 부문이 전사 이익 견인
이번 실적 급등의 핵심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된 가운데, AI 수요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넘어 범용 DRAM까지 번지며 가격 강세가 지속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출하하며 고부가 제품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추론 서버 증설이 메모리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흐름이 최소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최근 3개월 기준 366조원에서 1개월 기준 374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성과급 충당금·DX 부진…’초호황’의 그늘도 존재
다만 이번 실적에는 두 개 분기에 걸쳐 20조원에 가까운 성과급 충당금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반도체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지속되면서, 증권가는 모바일(MX)·네트워크 사업부 영업이익을 5천억~1조원, TV(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1천억원 미만으로 각각 추산한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에 대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과 장기공급계약(LTA)을 잇달아 체결하며 중장기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