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이후 5년간 이어진 삼성 일가의 상속세 납부 여정이 마지막 국면을 맞았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2026년 4월 9일 오전 삼성전자 보통주 1500만 주를 한꺼번에 처분하며 약 12조 원 규모 상속세의 최종 회차분 재원 마련을 마무리했다.
3조 800억 원 블록딜, 씨티·JP모건 등 5개사 주관

이번 거래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됐다. 매각가는 전날 종가인 주당 21만 500원에서 2.5% 할인된 20만 5237원으로 결정됐으며, 총 매각 규모는 약 3조 800억 원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UBS, 신한투자증권 등 5개 기관이 거래를 공동 주관했다. 이번 처분으로 홍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기존 1.49%(8797만 8700주)에서 1.24%(7297만 8700주)로 낮아졌다.
개인 투자자 기준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65%)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탁 계약 당시보다 1조 원 더 확보…주가 급등 효과

홍 명예관장은 2026년 1월 신한은행과 유가증권 처분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목적은 ‘세금 납부 및 대출금 상환’으로 명시됐으며, 신탁 물량은 이번에 매각된 1500만 주 전량이다.
신탁 계약 체결 당시 주가 기준으로는 약 2조 800억 원의 매각액이 예상됐으나, 최근 삼성전자 주가 급등으로 최종 확보 금액이 약 1조 원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주가 상승이 상속세 납부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5년 6회 연부연납 종료…삼성 일가 세금 부담 사실상 해소
삼성 일가는 2021년 약 12조 원의 상속세를 신고한 뒤 정부의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5년간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해왔다.
연부연납 제도는 납세자가 대규모 세액을 일시에 현금으로 납부하기 어려울 경우 장기 분할 납부를 허용하는 제도로, 삼성 일가는 계열사 지분 및 주식 매각을 재원으로 활용해왔다.
마지막 납부 기한은 2026년 4월 말이다. 재계에서는 이달 중 납부가 완료되면 삼성 일가의 상속세 관련 부담이 사실상 모두 해소될 것으로 본다.
이번 거래는 대규모 블록딜이 주가 변동성에 미칠 영향과 함께, 장기간에 걸친 상속세 납부 프로세스가 기업 지배구조에 남긴 흔적이라는 점에서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