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한 달도 채 안 돼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틀 연속 10% 안팎의 급락을 기록하며 상장가(2만 원) 아래로 밀려났다.
7월 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오전 11시 18분 기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은 약 -10%,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은 약 -9%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전날(7월 1일)에도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11%, SK하이닉스는 7% 안팎 급락한 바 있다.
반도체 가격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 재부각과 미국발 기술주 한파가 겹치며 기초자산인 삼성전자(-5.84%)·SK하이닉스(-3.40%)가 전날 동반 급락한 것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기초주식의 낙폭이 2배로 증폭되며 손실이 급속도로 누적됐다.
상장 12거래일 만에 시총 두 배, 그리고 급반전
이 상품들은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초 레버리지·인버스 ETF·ETN 총 18종이 동시에 상장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 당일 시가총액은 약 4조5,000억 원이었으나, 불과 12거래일 만인 6월 12일에는 9조6,000억 원으로 113% 넘게 급팽창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8조2,000억 원으로, 전체 순매수의 92.7%를 차지했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는 2,0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6월 중반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본격화되며 상황은 급반전됐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최대 낙폭은 삼성전자 레버리지 -35.9%, SK하이닉스 레버리지 -38.0%로, 같은 기간 기초주식 하락률(삼성전자 -18.0%, SK하이닉스 -19.1%)의 두 배에 달했다.
‘음의 복리’ 함정…기초주 회복해도 ETF는 다르다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위험은 단순한 ‘2배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핵심은 ‘음의 복리효과’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기준 가격 대비 목표 배율(2배)을 달성하도록 포지션을 재조정(daily reset)하는데, 등락이 반복되는 변동성 장세에서는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되는 경로 의존성이 발생한다.
실제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장중 고가는 6월 23일 4만4,385원이었다. 7월 2일 오전 기준 2만9,535원까지 밀렸을 때 매도했다면 손실률은 33.5%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기초주식 하락률 17.3%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하락세가 이어질수록 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금감원 ‘주의’ 경보에도…개인은 오늘도 ‘사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18일 이미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개인 순매수 비중 92.7%, 일평균 매매회전율 122.5%(현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100배 이상), 최대 낙폭 평균 -36.9% 등을 근거로 “하루 최대 60%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하며 투자자 주의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7월 1일 하루에만 개인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1,348억 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987억 원,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2,084억 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691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가격이 많이 내려가 물타기로 추가 매수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순매수 주체는 외국인이 아닌 개인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며, 개인 투자자의 수급 유출입이 변동성 확대를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