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서남권 반도체 팹 건설 착수… 삼성·SK하이닉스 주가 반등의 열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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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반도체·데이터센터 투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 연합뉴스

800조원짜리 국가 프로젝트의 성패가 ‘전선(電線)’ 하나에 달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남권에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구축하기로 한 가운데, 이 공장들을 가동하려면 2034년까지 6.28GW 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지난달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광주·서남권에 각각 2기씩 총 4기의 메모리 팹을 구축하고 총 800조원을 투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전남·광주 지역 연간 총생산(GRDP) 160조원의 5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공급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을 약속했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6.3GW 전력과 하루 65만t의 용수를 적기에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원전·해상풍력 ‘여유 있다’지만, 송전망이 문제다

전남 지역의 전력 자급률은 약 170%에 달한다. 영광 한빛원전 6기의 발전 용량이 5.9GW, 신안 해상풍력이 3.2GW 규모여서 6.28GW 수요를 수용할 여력이 있다는 게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입장이다.

문제는 생산된 전력을 반도체 팹까지 실어 나를 ‘전력망’이다. 핵심 허브인 신장성변전소(전남 장성군 동화면)는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 변전소는 신안 해상풍력 3.2GW를 수용하는 역할을 담당하지만, 팹 4기 전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345kV 송전선로 43km와 345kV 변전소 2곳을 추가로 조성해야 한다.

이 설비들이 팹 조성 시점인 2030년대 초·중반과 맞물려 완공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신장성변전소 인근 주민들은 이미 소음·경관 훼손을 이유로 변전소·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고 있으며, 정부가 변전소 2곳을 추가로 증설할 계획인 만큼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 연합뉴스

재생에너지 ‘간헐성’의 함정…LNG 대안도 환경단체 반발 직면

반도체 팹 1기가 하루 최대 1.5GW를 소비하는 ‘전기먹는 공룡’이라는 점에서, 24시간 끊김 없는 전력 공급은 생산 수율과 직결된다. 서남권 팹에 공급되는 전력의 50% 이상이 풍력·태양광 기반으로 설계돼 있는데, 이 재생에너지는 바람과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지는 ‘간헐성’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LNG 복합발전시설이 거론된다. 초기 가동 시간이 짧아 전력 수요 급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같은 이유로 산단 내 LNG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LNG 발전은 연소 과정에서 질소산화물(NOx)과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해 환경단체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있다. 용인 클러스터에서는 LNG 발전소로 향하는 고압 가스관이 초등학교 인근 지하를 지나는 문제가 알려지며 주민 반대 집회가 이어진 바 있다.

RE100 요구까지…’저탄소 반도체’ 설계도가 관건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들은 공급망 전반에 걸쳐 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른바 RE100 이행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입장에서 RE100 요건은 단순한 환경 규범이 아닌 수출과 직결된 사업 조건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류상완 전남대 물리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생산량이 일정치 않은 간헐성 문제를 갖고 있어 반드시 복합발전 시설 등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남권에서 생산된 전기를 지역에서 100% 활용할 수 있도록 생활·공업용 전기 수급처 확대 등 전반적인 에너지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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