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 쉴 수 있을까?
직장인은 기대, 상인은 걱정
정부는 고민 중…

5월 초 황금연휴 가능성에 직장인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5월 2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목요일)과 주말 일정을 고려하면, 5월 2일 하루만 임시공휴일로 지정해도 최대 6일간 연휴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연휴가 길어질수록 내수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와는 다른 소비 흐름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정부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연이어지는 공휴일에 정부 ‘신중 모드’

올해는 부처님오신날과 어린이날이 겹치는 5월 5일 다음 날인 6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여기에 5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되면, 수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최대 6일간 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설 연휴에 임시공휴일을 지정했던 전례가 있긴 하지만, 오는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일이 이미 임시공휴일로 확정된 상황이라 연이어 휴일을 지정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해 “여당과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인사혁신처가 국무회의에 안건을 올리고 이후 심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내수’ 위한 공휴일? 해외로 빠지는 소비

임시공휴일 지정의 명분은 언제나 ‘내수 활성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20년 7월 발표한 ‘8월 17일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임시공휴일 적용을 받는다는 가정하에 하루 동안의 소비지출액은 약 2조 1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로 인해 생산 유발액은 4조 2천억 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1조 6천300억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수치는 물가와 소비 습관을 고려하면 지금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문화·여가 소비가 집중된 날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 효과는 ‘국내 소비’가 전제돼야 한다. 최근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시기의 출국자 수를 보면, 오히려 해외 소비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31일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달, 내국인 출국자 수는 297만 명을 넘었고, 이는 전년 대비 7.3%, 전월 대비 9.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0월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10월의 출국자 수도 전년 동월 대비 16.6%나 늘었다.
여행업계에선 “5월은 본래 여행 수요가 높은 시즌이라,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 해외여행이 더 늘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연휴 앞두고 기대와 불만이 교차

연휴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매출이 줄어드는 업종도 있다. 바로 관공서나 사무실 밀집 지역의 골목 상권이다.
서울 시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직장인들이 쉬면 오히려 손님이 없다”며 “공휴일이 길수록 장사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쉬게만 해줘, 난 국내에서 돈 쓸게”, “내수든 뭐든 일단 좀 쉬자. 경제 죽기 전에 내가 먼저 죽겠다.” 같은 절박한 반응이 이어진다. “제발 연초에 미리 정하라”는 불만도 많다.
전문가들은 “임시공휴일이 매번 정치적, 경제적 고려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되기보다는 명확한 기준과 시기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저도 6시간 쉬고 싶어요
늦잠도 자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