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이들이 토로한 진짜 후회
‘빡빡한 사회’가 만든 타인의 기대 속 삶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한 현실 조언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살았다면 어땠을까.”
삶의 끝자락에 선 사람들이 남긴 회한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죽음을 앞두고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무엇인지, 호스피스 간호사와 심리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소중한 교훈은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삶의 방향을 다시 묻도록 만든다.
타인의 기대에 맞춘 삶, 그 깊은 아쉬움

사람들이 죽음을 앞두고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면서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수많은 환자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록해 온 브로니 웨어(Bronnie Ware) 간호사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웨어는 “많은 환자들이 다른 사람의 바람에 부응하느라 정작 자신이 원하는 삶을 용기 있게 선택하지 못한 것을 깊이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한국 사회는 왜 ‘빡빡한’ 문화인가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주변의 기대와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한다. 부모님의 바람대로 진로를 결정하거나, 안정만을 좇아 직업을 선택하는 모습은 특히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의 뜻과 다른 길을 가는 것도 결국 깊은 후회로 남는다. 우리가 이토록 타인의 기대에 얽매이는 데는 사회적 문화가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문화심리학자 미셸 겔팬드(Michele J. Gelfand) 교수는 이를 ‘빡빡한 사회(tight culture)’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겔팬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33개국 가운데 5번째로 사회 규범이 엄격한 국가였다. 규범을 어기는 것에 대한 관용이 낮고, 개인은 끊임없이 ‘적절한 행동’을 강요받는다.
눈치 보고, 주변에 맞춰야 하는 문화는 결국 개인이 진정한 자아를 찾지 못하게 만든다. 게다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 만족도는 여전히 OECD 하위권이다.
2023년 기준 삶 만족도는 6.4점으로,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개인의 자유보다는 주변의 기대에 맞춰 사는 문화가 삶의 만족도를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나를 위해 살아가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남들의 기대가 아닌, ‘나’를 중심에 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먼저,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보는 게 필요하다. 거창하게 인생을 뒤집는 일보다, 하루하루의 작은 선택부터 내 쪽으로 조금씩 방향을 돌려보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점심 메뉴를 고를 때,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고르는 연습부터 시작해 보자.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조심스럽게나마 솔직함을 시도해 보면 좋다. 의견을 전할 땐 부드럽게, 하지만 내 생각을 분명히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 거절이 필요할 때는 처음엔 어렵지만, 점점 익숙해진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엔 내 기준이 필요하다. 남들의 시선보다는 ‘내가 이 선택을 했을 때 편안한가, 만족스러운가’를 먼저 따져보자.
삶의 끝에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솔직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결국 자신을 위해 살았던 시간이야말로, 마지막 순간에 미소 지을 수 있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