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바위벽 뒤에 숨겨진 비밀… ‘조망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이곳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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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녹음 짙은 산세
기암절벽 아래 매달린 고찰
하늘 위 펼쳐지는 운해의 장관
바위벽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약사암)

초여름 산행은 계절의 푸르름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과 산 정상부의 선선한 바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매년 이맘때면 탐방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여행 테마로 꼽힌다.

특히 단순한 지형 탐방을 넘어 아찔한 벼랑 끝에 들어선 종교 건축물과 산허리를 감싸 안는 구름바다, 일출과 일몰의 대서사시를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는 이른바 전망형 등산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뜨겁다.

수많은 산중 암자 가운데서도 독특한 입지적 조건과 압도적인 시야를 자랑하는 경상북도 구미시 금오산의 약사암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사진작가들과 등산 애호가들의 발길을 끊임없이 이끌고 있다.

해발 976m에 달하는 금오산의 최고봉 현월봉 바로 아래 자리 잡은 약사암은 거대한 바위 절벽을 등지고 남쪽을 바라보며 들어선 격조 높은 사찰이다.

바위벽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약사암)

과거 고구려 시대의 이름 높은 승려 아도가 터를 닦고 창건한 것으로 구전되는 이곳은 금오산 도립공원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가파른 수직 암벽 끝에 위태로우면서도 견고하게 얹혀 있는 전각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강렬한 시각적 충격을 안긴다.

이른 아침 시간대에 이곳을 찾으면 산 전체를 가득 채우는 하얀 운해 덕분에 사찰 전체가 마치 천상에 둥둥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땅거미가 내려앉는 저녁 무렵에는 붉은 석양이 암벽을 타고 흐르며 연출하는 또 다른 절경을 마주하게 된다.

사찰 내부와 주변 공간에는 깊은 역사와 문화적 서사가 촘촘히 얽혀 있다. 중심 전각인 약사전의 문을 열면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인 석조약사여래좌상이 인자한 모습으로 참배객을 맞이한다.

바위벽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약사암)

이 불상은 김천 수도산 수도암의 약사불, 황악산 삼성암의 약사불과 한날한시에 방광을 했다는 흥미로운 설화가 전해 내려와 이른바 삼형제 불상이라는 별칭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사찰 맞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뾰족하게 솟구친 바위 봉우리 정상에 우뚝 선 범종각이 눈에 들어오는데, 본당 구역과 범종각 사이의 허공을 잇는 아슬아슬한 구름다리는 비록 안전을 위해 관람객의 실제 통행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약사암을 상징하는 독보적인 실루엣을 완성한다.

사찰 요사채 왼쪽으로 난 호젓한 산길을 따라 약 300m가량 걸어가면 바위에 정교한 선으로 새겨진 보물 금오산 마애보살입상까지 만날 수 있어 역사 문화 답사처로서의 가치도 훌륭하다.

이처럼 매력적인 풍광을 품은 약사암은 정상 바로 밑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산 초입부터 이어지는 정규 등산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야만 당도할 수 있다.

바위벽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약사암)

탐방객들이 가장 흔하게 선택하는 이동 경로는 금오산 도립공원 내 공영주차장을 기점으로 출발하여 케이블카 탑승장을 지나 해운사, 도선굴, 대혜폭포를 거친 뒤 가파른 할딱고개와 정성스런 오형돌탑을 통과해 현월봉과 약사암에 이르는 코스다.

해당 구간을 왕복하는 데는 개인의 체력에 따라 대략 3시간에서 3시간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산행 시작점에서는 케이블카를 탑승해 초반 오르막길의 피로도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으나, 우렁찬 소리를 내뿜는 대혜폭포를 통과한 이후부터는 경사가 급격해지고 거친 돌계단이 쉼 없이 나타나므로 발목을 안전하게 잡아주는 등산화를 반드시 갖춰 신어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접근 교통망도 잘 정비되어 있어 수도권이나 타 지역에서 찾아오기 수월하다. 개인 차량을 이용해 방문할 계획이라면 내비게이션에 금오산 도립공원 공영주차장을 목적지로 설정하면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경우 기차를 타고 구미역에서 하차한 뒤 역전에서 출발하는 27번 시내버스에 몸을 실으면 약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도립공원 진입 광장에 도착할 수 있어 당일치기 산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짙어가는 유월의 초록빛 자연 속에서 사방으로 탁 트인 구미 시가지와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그리고 드넓은 금오호수의 푸른 물결을 한눈에 담아내고 싶다면 이번 주말에는 망설임 없이 금오산 약사암으로 향하는 산행길을 계획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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