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이 머무는 풍경
초여름을 닮은 연못
다시 걷고 싶은 숲길

하얀 이팝나무 꽃이 눈처럼 연못을 감싸는 풍경으로 이름난 밀양 위양지. 봄 여행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꽃이 진 뒤 찾아온 초여름 역시 전혀 다른 매력을 품는다.
짙어진 녹음과 물가를 감싸는 왕버드나무, 잔잔한 수면 위로 번지는 반영이 어우러지며 한층 깊어진 계절의 풍경을 선사한다.
위양지는 신라 시대 축조된 것으로 전해지는 저수지다. 본래 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수리시설이었지만 인근 가산저수지 조성 이후 본래 기능을 잃었다.
현재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더 많은 사람을 불러들이는 밀양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선량한 백성을 위한 저수지’라는 의미를 담은 현재의 이름처럼 오랜 세월 지역과 함께해 온 공간이다.
밀양팔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위양지는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지만 가장 유명한 시기는 단연 이팝나무 꽃이 절정을 이루는 늦봄이다.
수백 그루의 이팝나무가 순백의 꽃을 피우면 연못은 마치 하얀 눈이 내린 듯한 모습으로 변하고, 맑은 날에는 수면에 비친 꽃과 숲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풍년을 상징하는 나무로도 알려진 이팝나무는 매년 5월이면 전국의 사진작가와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꽃이 모두 진 뒤에도 위양지의 매력은 계속된다. 초여름으로 접어든 숲은 더욱 짙은 녹음을 드리우고, 거대한 왕버드나무는 가지를 물가까지 길게 늘어뜨리며 시원한 풍경을 완성한다.
팽나무와 소나무, 감나무, 은행나무, 모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이어지는 둘레길은 자연 생태의 보고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수령 200~400년에 이르는 고목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계절의 변화보다 훨씬 긴 시간을 품고 있어 천천히 걸을수록 위양지만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둘레길은 경사가 거의 없어 누구나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20분, 완재정까지 둘러보면 30~40분 정도면 충분하다.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물결이 만드는 잔잔한 풍경은 빠르게 이동하는 여행보다 잠시 머물며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위양지의 중심에는 연못 위 섬과 함께 자리한 완재정이 있다. 1900년에 세워진 안동 권씨 문중의 정자로 과거에는 배를 이용해 드나들었던 전통 정원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다리를 건너 누구나 둘러볼 수 있으며, 고즈넉한 한옥과 연못, 울창한 숲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위양지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손꼽힌다.
높은 건물이 없는 자연 속에 자리한 덕분에 마치 시간을 거슬러 조선 시대 정원을 거니는 듯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위양지는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위양로 273-36에 위치하며 연중무휴 상시 개방된다. 입장료와 주차료 모두 무료다.
주차장에는 화장실이 마련돼 있으며 가족 여행은 물론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여행객도 부담 없이 찾기 좋다.
함께 둘러볼 여행지로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용두산 잔도길과 조선 후기 대표 누각인 영남루가 있다. 모두 차량으로 30분 안팎 거리에 위치해 하루 일정으로 연계하기에도 좋다.
늦봄의 하얀 이팝나무가 만들어내는 절경은 물론, 꽃이 진 뒤 더욱 짙어진 초록과 왕버드나무가 완성하는 초여름 풍경까지.
계절이 바뀌어도 아름다움이 이어지는 위양지는 지금도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만끽하기 좋은 경남 대표 힐링 여행지로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