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꽃의 바다
강바람이 만든 기적
가을에 다시 만난다

재해를 막기 위해 쌓아 올렸던 거대한 둑방이 전국 각지의 상춘객을 끌어모으는 생태 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나며 지역 경제에 강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경남 함안군은 지역의 간판 명소인 악양둑방 봄꽃 경관단지에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채 한 달이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총 13만 8천여 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말마다 전국에서 몰려든 인파로 인해 인근 식당과 카페 등 골목상권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으며, 자연이 준 선물이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모은 비결은 유유히 흐르는 남강의 수려한 풍광과 인공적으로 조성된 화려한 꽃밭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데 있다.

함안군은 남강 유역을 따라 길게 이어진 악양둑방길 7.2㎞ 구간을 가꾸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대대적인 파종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올봄 둑방을 따라 꽃양귀비와 수레국화, 안개꽃 등이 일제히 만개하며 대규모 경관단지가 완성됐다.
함안군이 자연재해를 예방하고자 축조했던 방어벽이 이제는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수많은 이들에게 치유를 선물하는 정원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셈이다.
군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의 길목마다 계절에 걸맞은 다채로운 식물을 심으며 이곳을 차별화된 관광 자원으로 육성해 왔다.
특히 봄 시즌의 악양둑방은 하얀 안개꽃 무리 사이로 고개를 내민 붉은 꽃양귀비가 강렬한 색채의 대비를 이루며 남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물결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둑길 옆으로 붉은빛 너울이 치는 가운데, 단지 중앙에는 국내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대형 빨간 풍차가 자리해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만개한 화원 위로 경비행기가 날아다니는 이색적인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실제로 둑방 아래편에서는 함안 일대를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경비행기 체험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 중이다.
꽃이 집중적으로 피어있는 핵심 구간은 약 2.7㎞에 달하며, 도보로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데는 왕복 2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둑방길 건너편 남강 너머의 기암절벽을 바라보면 고즈넉하게 들어선 악양루가 눈에 들어온다. 이 정자는 중국의 이름난 명승지인 악양의 수려한 풍경에서 이름을 따와 지어진 유서 깊은 공간이다.

마을 북서쪽 절벽 끝에 매달리듯 위치한 악양루에 오르면 도도히 흐르는 남강의 물줄기는 물론, 가슴까지 탁 트이는 넓은 들판과 붉게 물든 둑방길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연계 관광 코스로 인기가 높다.
이와 같은 수려한 자원에 힘입어 단지 인근에서 지난달 9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 농특산물 직거래장터 역시 방문객들의 지갑을 열어젖히며 총 2억 5천만 원이라는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축제의 여흥이 지역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로 직결된 구조다.
함안군은 올봄의 성공을 발판 삼아 오는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코스모스를 비롯한 다채로운 가을꽃 단지를 대규모로 조성해 방문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라며, 가을철에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함안의 풍경을 만나러 와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