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이 기회다’… 서학개미, 3배 레버리지 ETF에 1조원 ‘폭풍 베팅’

댓글 0

서학개미 3배 레버리지 ETF 1조 베팅
연합뉴스

발행사 스스로 ‘장기 투자에 부적합하다’고 경고하는 상품에 국내 개인투자자 자금 1조원가량이 단 8일 만에 쏟아졌다. 과연 이들은 무엇을 노리고 있는 걸까.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7월 1~8일 미국 증시에서 3배 레버리지 ETF인 ‘속슬'(SOXL)을 5억2,758만 달러(약 7,932억원), ‘코루'(KORU)를 9,942만 달러(약 1,495억원)어치 각각 순매수했다. 두 종목 합산 순매수액은 6억2,070만 달러(약 9,42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전체 순매수 규모는 6억5,863만 달러(약 9,876억원)로, 이 두 종목이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지난달 SOXL을 대거 매도했던 흐름이 한 달 만에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조정 뒤 반등 기대… ‘반도체·코스피 추가 상승’ 베팅

SOXL은 미국 주요 반도체 지수의 일간 수익률 300%를 목표로 하는 레버리지 ETF다. KORU는 MSCI Korea 25/50 Index를 일간 3배로 추종하며, 한국 대형·중형주 전반에 레버리지로 베팅하는 구조다.

이번 폭풍 매수는 최근 반도체 섹터와 코스피의 단기 조정을 ‘추세 속 숨 고르기’로 보는 낙관론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SOXL은 지난달 23일 반도체 섹터 조정 여파로 하루 만에 17.5% 이상 급락한 바 있으며, 52주 고가 대비로도 크게 내려온 상태다.

KORU는 연초 181달러대에서 출발해 현재 540달러대까지 치솟으며 연초 대비 200% 이상 상승을 기록 중이다. 야후 파이낸스 기준 1년 수익률은 633%에 달한다.

서학개미 3배 레버리지 ETF 1조 베팅
연합뉴스

‘분할 앞둔 KORU’… 가격 착시가 투자 수요 자극할 수도

KORU는 오는 7월 15일부터 20대 1 정방향 주식분할을 시행한다. 기준일은 7월 13일, 지급일은 7월 14일 장 마감 후다. 분할이 완료되면 현재 540달러대의 주가는 27달러 수준으로 표시된다.

주식분할은 총 투자 가치나 펀드 순자산에는 어떠한 변화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당 가격이 대폭 낮아지면 소액 투자자에게 심리적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싸졌다’는 착시 효과가 추가 매수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분할 이전인 2025년 2월에는 10대 1 역분할(주식 병합)을 실시한 바 있어, 역·정방향 분할이 반복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발행사도 경고하는 구조… ‘지수 회복에도 ETF는 회복 못 할 수 있다’

SOXL과 KORU를 운용하는 Direxion은 공식 자료에서 두 상품 모두 ‘단기·전술적 트레이딩 목적’의 상품임을 명시하고 있다.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정확히 3배 제공한다는 보장이 없으며, 장기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이는 레버리지 ETF 고유의 ‘일일 재조정’ 구조에서 비롯된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매일 수익률을 3배로 재조정하면, 기초지수가 일정 기간 횡보하거나 상승 후 하락하는 과정에서 복리 손실이 누적되는 이른바 ‘경로 의존성’ 문제가 발생한다. 즉, 기초지수가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더라도 레버리지 ETF는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한편 이번 기간 서학개미들은 샌디스크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F도 9,823만 달러 순매수했으며, 지난달 2조8,000억원대 폭풍 매수를 이끌었던 스페이스X는 이달 들어 2,423만 달러 순매수에 그쳤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