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손 뗐다”… 7조 원에 인수됐던 홈플러스의 허무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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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파산 수순 보도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비어 있는 진열대 / 연합뉴스

2015년 7조 2,000억원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가 1년 4개월간의 기업회생 절차마저 폐지되며 실질적인 청산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주 초부터 일부 점포 영업을 순차 중단한 뒤, 늦어도 16일 법원에 파산을 신청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9일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을 소집해 긴급 운영자금 투입을 촉구했지만,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은 끝내 마련되지 못했다. 주말 사이 주류 재고 반값 할인 소식에 계산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손님이 몰렸으나, 청산 수순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항고 기간 만료 전 파산 신청…’견련파산’을 노린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에 대한 즉시항고 기간(7월 20일)이 끝나기 전 파산 신청을 서두르는 데는 전략적 이유가 있다. 일반 파산이 아닌 회생절차와 연계된 ‘견련파산’을 추진해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견련파산은 회생절차 폐지와 동시에 법원이 기업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회생절차에서 인정된 공익채권의 우선순위가 파산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된 후 따로 일반 파산을 밟으면, 공익채권의 법적 지위와 변제 절차가 달라져 혼선과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 위메프 파산 사건에서도 법원이 공익채권자 보호를 위해 견련파산을 택한 선례가 있다.

영업중단 직전 홈플러스
영업중단 직전 홈플러스 / 연합뉴스

공익채권 1조원…현금은 바닥, 갈등은 ‘불씨’

현재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대금과 체불임금이다. 공익채권은 일반 채권보다 변제 우선순위가 높지만, 실제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 등 채권단협의회가 담보권을 설정한 부동산 외에 현금성 자산이 거의 남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회생이냐’ 끝나고 ‘어떻게 정리하느냐’로 무게 이동

법원이 파산 신청을 받아들이면 파산관재인이 선임되고, 자산 처분과 채권 변제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다만 주요 자산 대부분에 담보권이 설정돼 있어 실제 채권 회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홈플러스 사태의 초점이 이제 ‘회생 가능성’에서 ‘피해 최소화와 질서 있는 청산’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한다. 한때 국내 대형마트 3강의 한 축을 담당했던 홈플러스의 퇴장은 이마트·롯데마트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 지형을 재편하는 동시에, 사모펀드의 대형 유통사 인수·운영 방식과 협력업체·노동자 보호 문제를 둘러싼 정책 논쟁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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