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험 변호사비 자부담 50% 신설
소송보다 합의·벌금 선택 급증 전망
형사합의금 2억·벌금 3천만원 주목

운전자보험 가입자라면 내년부터 교통사고 소송 비용의 절반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손해보험사들에 운전자보험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에 자기부담률 50%를 신설하라고 권고하면서 운전자들의 선택이 달라질 전망이다.
변호사 선임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500만원은 본인이 내야 하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과도한 보험금 지급이 불러온 변화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은 교통사고로 민사·형사 소송 시 변호사 선임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DB손해보험이 2022년 10월 경찰 조사 단계부터 변호사비를 보장하는 일명 ‘한문철 플랜’을 출시한 이후 업계 전체로 확산됐다.
문제는 실제 법률 비용보다 보험금이 과도했다는 점이다. 통상 교통사고 재판은 1심에서 마무리되며 변호사 선임비용은 1000만~15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보험 한도가 3000만~5000만원이다 보니 1심 종결 사건도 3심 수준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5개 대형 손보사의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 지급액은 2021년 146억원에서 2023년 613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일부 가입자와 변호사가 합심해 실제 수임료보다 높은 비용을 청구해 차액을 나눠 갖는 보험사기까지 발생하면서 당국이 제동을 건 것이다.
형사합의금·벌금 특약이 대안으로 부상

자부담률 50% 신설로 운전자들의 사고 대응 방식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소송 비용 절반을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면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소송보다 합의나 벌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운전자보험의 핵심 3대 특약은 형사합의금, 벌금, 변호사 선임비용이다. 이 중 형사합의금과 벌금 특약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교통사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검찰 송치 후 벌금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로 인한 형사합의금을 최대 2억원, 벌금은 3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사망 사고의 경우 형사합의금은 통상 2000만~3000만원, 상해 1~3급은 1000만~2000만원 수준이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상대방과 합의해야 하는데 변호사를 부르면 오히려 합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아주 특별한 사항이 아니면 교통사고로 변호사를 선임할 일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절판마케팅 주의보…현명한 선택 필요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 개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SNS와 유튜브에서는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보험설계사들은 “다음 달부터 보장이 축소된다”며 “지금 가입해야 한다”고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절판마케팅을 불건전 영업행위로 보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9월 “불건전 영업 행위에 대해 행위자뿐만 아니라 경영진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사고가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변호사 선임비용보다는 형사합의금과 벌금 보장을 충분히 가입하는 것이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2020년 스쿨존 사고 처벌 강화 이후 벌금 한도를 3000만원까지 높인 상품이 출시됐다. 형사합의금은 2억원 이상, 벌금은 대인 3000만원과 대물 500만원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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