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그 상승폭을 제한할 복합 리스크가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과연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어느 방향으로 기울 것인가.
국제금융센터는 25일 발표한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세계경제는 중동발 공급충격과 고물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AI 투자 효과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 분기 성장률은 2분기 2.4%로 저점을 기록한 뒤, 3분기에는 2.8%, 4분기에는 3.0%로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가 세계 증시 견인…그러나 ‘차별화’가 심화한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완화되는 흐름 속에서 AI 부문이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 등 실물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2000년 닷컴 버블과는 구조적으로 다른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국제금융센터는 “이익 성장 둔화, 연준의 긴축 가능성, 고평가 부담 등이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쏠림에 따른 업종별·국가별 성과 격차, 즉 ‘차별화 심화’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고유가가 불씨…금리 상승·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연쇄 구조
국제금융센터는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자극이 주요국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높게 유지될 경우 에너지·운송비 상승을 통해 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 유지 또는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연결된다는 구조다.
달러 강세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고금리·고유가 국면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고, 미국 증시 강세에 따른 미국 자산 투자 수요까지 겹치면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국제금융센터는 분석했다.
유가 변수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공급난이 일부 해소됐으나,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걸프국의 생산량 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여름 성수기 수요 증가와 기상 악화 등이 겹칠 경우 세계 원유 재고가 위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한국 반도체는 ‘구조적 수혜’…원/달러 환율은 줄다리기
국제금융센터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 “AI 인프라 수요와 장기공급계약 확산으로 구조적 호황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 대비 훨씬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AI 투자 확대가 곧 메모리 수요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다만 AI 투자 증가율 자체는 향후 2~3년간 지속되더라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원/달러 환율은 상반된 압력이 맞부딪히는 형국이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연말에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커지는 계절적 요인이 있다”면서도 “코스피 상승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이 어느 정도 이어지면서 환율은 변동성이 큰 채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라는 기초체력이 원화 강세를 지지하지만, 외국인 순매도와 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를 상쇄하는 줄다리기 구도가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