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 끝에 머문 여름
붉은 꽃으로 채운 서원
계절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 자리한 덕천서원이 여름을 대표하는 백일홍 명소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오랜 세월 선비정신을 품어온 전통 서원은 붉게 피어난 백일홍이 경내를 가득 채우면서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계절 여행지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덕천서원은 조선 중기 대학자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576년 문인들이 그가 학문을 닦던 자리에 세운 서원이다.
광해군 원년인 1608년 사액서원으로 승격되며 국가의 공인을 받았고, 임진왜란과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을 거치며 소실과 훼철의 아픔도 겪었다.
이후 복원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으며, 오늘날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그 역사적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경내는 강당과 동재·서재가 앞쪽에, 제향 공간인 숭덕사가 뒤편에 자리한 전학후묘의 전통적인 배치를 유지하고 있다.
교육 기능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남명 조식 선생을 기리는 제향이 이어지고 있으며, 단정한 기와지붕과 담장, 오래된 나무가 어우러진 공간은 조선시대 서원의 품격을 고스란히 전한다.
무엇보다 여름철 덕천서원을 특별하게 만드는 주인공은 백일홍이다. 붉은 꽃이 담장을 따라 피어나고 마당 곳곳까지 화사한 색감을 더하면서 고즈넉했던 서원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검은 기와와 흰 담장, 초록빛 나무 사이로 번지는 붉은 꽃은 전통 건축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계절이 만들어낸 한 폭의 풍경화를 완성한다.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서원의 어느 방향에서 카메라를 들어도 만족스러운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정면에서 바라본 강당과 백일홍의 조화는 물론, 담장 너머로 드리운 꽃가지와 마당에 떨어진 꽃잎까지 자연스러운 피사체가 된다.
꽃잎이 붉게 깔린 마당은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며,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함께 여름 감성을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백일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는 사진 촬영을 위해 찾는 방문객도 크게 늘어난다.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연인과 친구, 사진 동호인까지 다양한 여행객들이 서원을 거닐며 계절 풍경을 기록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덕천서원은 경남 산청군 시천면 남명로 137에 위치하며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여름 한철 붉게 물드는 백일홍과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서원이 함께 만드는 풍경은 잠시 걸음을 늦추고 계절을 온전히 느끼고 싶은 여행객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지금 이 순간에만 만날 수 있는 여름 풍경이 산청에서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