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역경제 성장률이 17분기 만에 최대폭으로 뛰었다. 그 중심에는 단 하나의 산업, 반도체가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2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에 따르면, 1분기 전국 GRDP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2021년 4분기(4.2%) 이후 1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역별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반도체 공장이 몰린 충청권과 수도권은 급성장한 반면, 호남권은 0.0% 보합에 그쳤고 전남과 충남은 오히려 역성장했다.
충북, 광업·제조업 25.8% 폭등…’역대 최고’ 기록
시·도별 성장률 1위는 충북으로, 무려 13.8% 증가를 기록했다. 2015년 분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충북 성장의 핵심은 광업·제조업으로, 해당 부문이 25.8%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는 반도체 관련 공장과 사업체가 충북에 집중돼 있어 반도체 생산이 지역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19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공장 ‘P&T7’ 착공에 들어갔으며, 청주 M15X D램 팹 투자도 결정한 상태다. 충북의 반도체 수출은 3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2026년 5월에만 32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경기 6.2%·서울 4.8%…수도권도 반도체가 이끌었다
충북에 이어 반도체 산업이 밀집한 경기도가 6.2% 성장으로 2위를 차지했다. 경기의 광업·제조업은 14.2% 증가했고, 서비스업은 2.3% 늘었다.
서울은 서비스업(5.1%)과 건설업(4.4%)을 중심으로 4.8% 성장했다. 수도권 전체 광업·제조업 성장률은 12.1%에 달하며, 반도체·전자부품 생산 확대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기관 Omdia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전분기 대비 27% 증가한 3,19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메모리 매출은 80% 이상 급증했다.
‘반도체 사각지대’…호남·전남·충남은 나홀로 역주행
성장의 온기는 모든 지역에 고르게 퍼지지 않았다. 전남은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0.8%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기·가스 등 기타 부문이 8.8% 감소하고 건설업도 4.0% 줄었다.
충남 역시 -0.5%로 역성장했다. 광업·제조업(-4.1%)과 건설업(-7.2%)이 동반 하락한 탓이다.
반도체 사이클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경우, 충북·경기·충청권의 고성장이 동시에 위협받는 ‘쏠림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