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짜리 수입란 6천원에 판다…계란 1,212억 ‘밑빠진 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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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란으로 버팀목 마련
연합뉴스

한 판(30구)에 2만 원이 넘는 수입 계란을 5천~6천 원에 파는 구조, 그 차액을 세금으로 메운다. 정부가 국내 계란값 안정을 위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간 해외산 신선란 총 2억3,139만 개를 수입하는 데 1,21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거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월부터 7월 초까지 미국·태국·브라질산 신선란 3,139만 개 수입에 215억 원이 이미 집행됐다. 이어 7월부터 8월까지 2억 개를 추가로 수입하는 데 997억 원이 더 쓰일 예정이다.

국내 특란 30구 평균 소매가격은 올해 2월 6,477원에서 5월 7,416원으로 불과 3개월 만에 14.5% 급등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방어를 위해 사실상 대규모 역마진 구조를 세금으로 떠받치는 형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만 원짜리를 6천 원에…한 판당 세금 1만4천 원 투입

수입 신선란의 국내 반입 원가는 항공 운송, 저온 유통망(콜드체인), 재포장, 통관·검역 비용 등을 합산하면 30구 한 판 기준 최고 2만 원대에 달한다. 정부는 이 원가와 시장 판매가의 차액을 공적 재원으로 보전해 소비자에게 5,000~6,000원 수준에 공급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한 판당 약 1만4천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셈이다. 대한산란계협회 김경두 전무는 “정부 발표대로 2억3천만여 개를 수입할 경우 국민 혈세의 상당 부분이 공중으로 사라지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이재식 축산정책국장은 “계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민 경제와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재정을 쓰는 차원”이라며 “물가 안정과 국민 편익을 위해 세수를 일부 활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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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살처분 1,134만 마리…공급 공백의 진짜 원인은?

정부는 이번 계란 가격 급등의 직접 원인을 2025~2026년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지목한다. 이번 겨울 살처분된 산란계는 1,134만 마리로, 전체 사육 마릿수의 약 13.7%에 해당한다. 그 여파로 올해 5월 기준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4,579만 개로 떨어졌고, 국내 하루 소비량(약 5,000만 개)에 못 미치는 구조가 됐다.

반면 산란계 업계는 2027년 9월 전면 시행 예정인 사육밀도 규제를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한다. 현행 마리당 0.05㎡인 최소 사육 면적이 0.075㎡로 50% 확대되면 국내 사육 수량이 33%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업계는 산란계 입식 후 생산·도태까지 약 19개월이 소요되는 특성상, 농가들이 규제 시행에 앞서 이미 입식 마릿수를 줄이는 ‘선제 감축’에 나섰고 이것이 현 가격에 선반영됐다고 주장한다. 산란계협회는 “국내 기준보다 훨씬 좁은 환경에서 생산된 외국산 계란으로 국내 부족분을 채우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임시방편 반복” 경고…구조 개편 요구 커진다

농식품부는 사육밀도 규제가 2017년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2018년 도입된 필수 조치라는 입장을 유지한다.

계란 생산비에서 시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고, 사료비(56.9%)와 병아리 구입비(20.3%)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규제가 가격 폭등의 주범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농가의 시설 전환을 돕기 위해 2024년부터 올해까지 약 3,574억 원 규모의 융자와 이자 차액 보전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축산 전문가들은 AI 발생 때마다 수입으로 메우는 패턴이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문제로 짚는다. 전문가들은 “수입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며, 고병원성 AI 상시화에 대비한 중추농장 구축과 방역 체계 강화 등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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