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묵은 고용보험 기준 ‘전격 폐지’… 정부가 새로 못 박은 ‘월 소득 마지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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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기준 변경
연합뉴스

매달 60시간도 채 못 채우는 단시간 노동자,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일하는 긱 워커, 수입이 불규칙한 프리랜서. 이들에게 고용보험은 오랫동안 ‘남의 이야기’였다. 그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는 7월 10일, 고용보험 적용 기준을 근로시간에서 소득 기준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하위법령 개정령안을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해 온 ‘전국민 고용보험’의 첫 실행 단계다.

핵심은 ‘시간’이 아닌 ‘소득’…月 80만 원이 새 기준

개정령안의 핵심은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기존 ‘월 60시간 이상 근로’에서 ‘월 보수 80만 원 이상’으로 바꾸는 것이다. 월 80만 원은 2026년 법정 최저임금 월 환산액(약 215만 원)의 37% 수준으로, 파트타임·저소득 노동자까지 폭넓게 포괄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한 사업장에서 월 80만 원에 못 미치더라도, 여러 사업장 소득을 합산해 80만 원을 넘으면 가입할 수 있는 ‘다중 사업장 합산 제도’도 신설된다.

35만 명 추가 가입·국세청 자료 2,510만 건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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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소득 기준 전환 시 2025년 기준 순인원 35만 명이 고용보험에 추가 가입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다중 합산 제도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방대한 데이터 연계 작업이다. 국세청 소득자료 2,510만 건과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 1,550만 명분을 비교·분석해 누락 가입자를 찾아내고, 전산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3월부터 전담 TF를 꾸려 국세청·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과 협업하고 있다.

행정 체계도 바뀐다. 사업주가 매년 한 차례 일괄 제출하던 ‘연 보수총액 신고’를 폐지하고, 매월 근로복지공단에 보수를 신고하거나 국세청 소득신고로 갈음하는 ‘월 보수 신고’ 제도가 도입된다. 보험료 산정의 정확성을 월 단위로 끌어올리는 조치다.

2027년 전면 시행 목표…과제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통해 소득기반 고용보험을 2027년부터 본격 시행·확대하겠다고 공표했다. 2026년 하반기는 하위법령 정비와 전산·행정 준비, 2027년은 전면 시행 단계다. AI·탄소중립·디지털 전환으로 일자리 충격이 커지는 시대에 소득 기반 고용보험을 ‘고용 안전망’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소규모 사업장 입장에서는 월 단위 보수 신고가 행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입자 확대에 따른 실업급여 지출 증가로 이미 적자 우려가 제기되는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건전성 문제도 병행 해결이 필요하다. 국세청과 4대 보험 자료 연계 과정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이슈도 넘어야 할 벽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소득 기반 고용보험은 일하는 모든 사람을 국가가 책임지고 안아주겠다는 전국민 고용보험의 첫걸음”이라며 “저소득·단시간 노동자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적용 대상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근로시간이라는 40년 묵은 기준을 허물고 소득 중심의 사회안전망을 재편하려는 이번 개혁은 입법예고 이후 사업주·노동계·재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윤곽을 잡아간다. 2027년 전면 시행까지 치열한 제도 설계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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