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배터리·전기차의 필수 원자재인 구리·몰리브덴·희토류를 대거 보유한 ‘자원 부국’ 몽골과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7월 9일 원칙적 타결에 이르렀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CEP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공동 선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상품 시장개방, 원산지 기준 등 협정의 주요 내용에서 합의가 완료돼 사실상 협상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일부 기술적 사항만 실무 협의로 마무리하기로 해, 조속한 정식 서명과 발효 절차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번 CEPA는 2016년 발효된 일본-몽골 경제동반자협정(EPA)에 이어 몽골이 체결하는 두 번째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다.
극적 타결까지…1년 7개월 중단의 이유
협상은 2023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몽골 경제개발부 사이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시장개방 수준을 둘러싼 몽골 측의 우려로 약 1년 7개월간 협상이 중단되는 진통을 겪었다.
지난달(2026년 6월) 협상이 재개됐지만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이견이 남아 있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엥흐바야르 자담바 몽골 경제개발부 장관이 세 차례에 걸쳐 직접 상품 양허 협상에 나선 끝에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관세 철폐의 구조…광물부터 라면까지
시장 개방 수준은 양국 모두 90% 이상을 달성했다. 한국은 품목 수 기준 96.3%, 수입액 기준 94.5%를 개방하고, 몽골은 품목 수 기준 94.4%, 수입액 기준 90.9%를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한국이 구리·몰리브덴·희토류 등에 부과하던 2~5%의 수입관세가 협정 발효 즉시 전면 철폐된다.
K-소비재 분야에서는 화장품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라면과 조미김은 5년 내 관세가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화물차·건설중장비 등 인프라 관련 품목과 자동차 부품·중고차·의약품 관세도 즉시 또는 단기적으로 철폐 대상에 포함됐다.
2030년 교역 10억달러…공급망 협력의 제도화
양국은 CEPA 타결을 계기로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0억달러 달성을 공동 목표로 설정했다. 아울러 에너지·광물 분야 협력의 근거를 협정에 명문화해, 지난해 12월 문을 연 몽골 내 희소금속협력센터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협력에 법적·제도적 기반이 갖춰지게 됐다.
양국 기업인 300여 명이 참석한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핵심광물·에너지, 소비재·유통, 디지털·AI 등 분야에서 총 21건의 MOU가 체결됐다. 수출상담회에서는 한국 기업 20여 개사와 몽골 기업 60여 개사가 참여해 약 700만달러 규모의 계약과 MOU를 맺었다.
업계에서는 광물·자원 개발과 건설중장비 섹터의 중장기 수주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몽골 시장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정의 효과는 단기 대형 호재보다는 중장기적 공급망 다변화와 리스크 분산 성격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