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기업 우리가 지키자”… 25년 미담 전해지자 개미들이 ‘돈쭐’낸 수상한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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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코스피가 7.57% 급락하고 코스닥이 3.57% 하락한 지난 7월 1주차(6~10일), 시장의 방향과 정반대로 움직인 종목들이 있었다. 실적 공시도, 증권사 보고서도 없었다. 상장폐지 위기 기업을 향한 ‘응원 투자’와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가 결합되며 일부 소형주에 수십억 원의 매수세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주간 수익률 1위를 기록한 한성기업은 단 5거래일 만에 주가가 정확히 두 배로 뛰었다. 금호건설(77.05%), 금호전기(79.62%), 서산(72.49%), 금호타이어(64.56%) 등 광주·호남 연고 종목들도 연달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상폐 위기’가 불씨 됐다…미담이 주가를 움직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7월부터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주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 300억 원 미만인 기업을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하는 강화된 기준을 시행했다. 이 기준이 적용되자 시총 300억 원 언저리의 소형주들이 일제히 ‘위기 종목’으로 분류됐다.

게맛살 브랜드 ‘크래미’로 알려진 한성기업이 대표적이었다. 시총이 한때 262억 원까지 내려앉아 상장폐지 기준에 미달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5년간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열어온 기업을 지키자”는 응원 여론이 들불처럼 번졌다. ‘돈쭐(돈으로 혼쭐)’이라는 신조어로 대표되는 집단 매수 행태가 형성된 것이다.

상폐 위기 기업 애국매수
한성기업의 대표 상품 크래미 / 한성기업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7월 3일 4,230원이었던 주가는 10일 8,460원으로 100% 수직 상승했고, 시총은 525억 원까지 불어나 상장폐지 기준을 벗어났다. ‘153 볼펜’의 모나미도 같은 흐름을 탔다.

실적 부진과 상장폐지 위기설 속에서도 7월 10일 하루 만에 주가가 25.66% 급등했고, 송재화 모나미 대표는 공식 홈페이지에 자필 감사문을 올리며 “더 좋은 제품과 진정성 있는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 연고주’ 전체를 흔들다

정부가 2026년 7월 6일 ‘3대 메가 프로젝트’ 중 하나인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광주 군 공항 일대로 확정하면서 또 다른 테마가 형성됐다. 국토교통부는 사흘 뒤인 9일 투기 수요 차단을 목적으로 산단 예정지 일원 364.19㎢를 2026년 7월 14일부터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규제와 개발 호재가 동시에 시장에 전달된 셈이었다. 광주공항·광주송정역 인근에 대규모 공장 부지를 보유한 금호타이어는 한 주간 64.56% 급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금호타이어 주식을 348억5,000만 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5억9,000만 원, 159억6,000만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수급 구조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이다. 광주 기반 콘크리트 업체 서산(72.49%)과 광주신세계(28.02%)도 같은 테마로 묶이며 동반 상승했다.

“스토리는 있지만, 실현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광주공장 부지를 매각하면 약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순차입금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고, 주주환원 여력도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회사가 올해 매각 방침을 밝히더라도 2~3개월 안에 성사되기는 어렵다”며 “현재 광주공장 설비가 가동 중인 만큼 함평 신사업단지 이전이 먼저 마련돼야 하는데, 이전 일정이 2028년 이후로 예정된 만큼 부지 매각도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 역시 “회사는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진단했다.

금호건설에 대해서도 냉정한 시각이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된다고 해서 관련 공사를 금호건설이 대거 수주할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정성적인 예측”이라며 “구체적인 사업 규모나 공사 종류가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은 단계”라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이번 장세를 지난 3월 광통신주 급등과 비교했다. 당시 급등했던 이노인스트루먼트, 광전자, 기가레인 등은 이후 고점 대비 70~80%까지 폭락했다. 전문가는 “테마주는 펀더멘털에 기반한 상승이 아니어서 통상 3~4개월이 지나면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다”며 “실제 사업과 실적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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