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 같은 마일리지 어쩌나”… 3조 원 쌓인 항공사 마일리지 통합에 급제동 걸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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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마일리지 통합
대한항공 항공기 / 대한항공

오는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이 공식 출범해도, 승객들이 쌓아온 마일리지는 한동안 따로 써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마일리지 통합방안 심사가 반년 넘게 지연되면서, 대한항공이 직접 증권신고서에 ‘별도 운영 가능성’을 명시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대한항공은 최근 정정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합병기일 전까지 공정위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기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제도를 각각 별도로 유지·운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 수정안을 공정위에 제출했으나, 2026년 7월 현재까지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반년째 공회전…공정위 ‘2019년 기준’ 벽을 못 넘다

공정위는 2025년 12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통합방안에 보완 명령을 내렸다. 소멸하는 마일리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공정위는 통합 항공사가 제공하는 마일리지 혜택이 ‘2019년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준 어느 쪽과 비교해도 불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제시하며, 보너스 좌석 공급량과 좌석 승급 서비스 관리 방안까지 요구했다.

2019년을 기준선으로 삼은 것은 코로나19 이전 정상 운항 수준을 레퍼런스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팬데믹 시기 임시 축소된 서비스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통합 항공사가 혜택 수준을 낮추는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공정위는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쌓이는 마일리지, 늘어나는 부채…3조 원에 육박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 연합뉴스

심사가 길어지는 동안 대한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 잔액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2026년 1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잔여 마일리지(마일리지 이연수익)는 2조93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2024년 1분기(2조4798억 원)와 비교하면 2년 새 18.2% 늘어난 규모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회계상 ‘부채’로 처리된다. 항공사가 고객에게 향후 항공권·업그레이드·제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반영한 수치다.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마일리지 전환 비율이나 소멸 규칙이 바뀔 경우, 이연수익 규모 재측정이 불가피해져 재무상태표와 손익에 직접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하루 9억2500만원 벌금 리스크…통합 시너지도 지연

별도 운영이 현실화할 경우, 대한항공이 직면하는 규제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은 증권신고서에서 별도 운영 기간 중 2019년 기준 대비 소비자에게 불리한 변경이 발생한다고 공정위가 판단할 경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하루 최대 약 9억25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사 마일리지 전산시스템과 인력을 이중으로 운영해야 하는 비용 부담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회원 마일리지를 통합 후 최대 10년간 별도 운영·사용을 보장하는 방안을 공정위에 제시한 상태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지난 6월 “마일리지 통합안이 거의 다 끝났고 한 가지 정도 남아 논의 중”이라고 밝혀, 막바지 조율 단계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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