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미디어 업계의 판도를 바꿀 초대형 거래가 잇따른 소송의 벽에 막혔다. 미 전역 1만8,000여 명의 영화·TV 작가가 소속된 전미작가조합(WGA)은 2026년 7월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법에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 간 합병이 반경쟁적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 등 12개 주 법무장관이 같은 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낸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왔다. 미 법무부(DoJ)가 조건 없는 승인을 내린 지 한 달여 만에 주정부와 노조가 연이어 ‘역풍’을 가하는 국면이다.
약 1,100억 달러(약 150조 원) 규모로 평가되는 이 거래는, 합병이 성사될 경우 극장·케이블·스트리밍을 아우르는 ‘수직·수평 통합’ 미디어 공룡의 탄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의 이목이 쏠려 있다.
연방 승인 뒤 주정부·노조 ‘역공’…삼각 구도 형성
DoJ 반독점국은 지난 6월 12일, 8개월간의 조사 끝에 이번 합병이 스트리밍·선형 TV·극장용 영화 각 시장에서 경쟁을 해치거나 소비자 피해를 줄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조건 없는 승인을 발표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롭 본타를 필두로 한 12개 주는 7월 13일 클레이튼 법 7조 위반을 근거로 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합병 후 결합 기업이 미국 내 극장 개봉 영화의 거의 3분의 1과 기본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의 거의 3분의 1을 통제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WGA는 소장에서 합병이 이뤄질 경우 인기 작품 작가 일자리의 35%를 결합 기업이 통제하게 되고, 고용 조건 담합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WGA 동부 조합 회장 톰 폰타나는 “거대 법인이 신진 작가의 기회를 없애고 프로그램 제작을 축소할 수 있는 엄청난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라마운트의 반론…’연 30편 개봉·스튜디오 2개 유지’ 약속
파라마운트 측은 주정부 소송에 대해 기존 반독점법과 현재 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오해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하는 입장이다. 회사는 연간 최소 30편의 영화를 개봉하고 2개의 영화 스튜디오를 유지하며 독립 제작사에 대한 외주 제작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파라마운트는 이러한 구조가 오히려 작가들에게 더 넓은 기회를 제공하는 합병이라는 논리를 편다. 넷플릭스·디즈니 등 초대형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규모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핵심 주장이다.
‘틱킹 피’ 폭탄…9월 30일 데드라인이 흔드는 협상 판
연이은 소송은 단순한 법적 리스크를 넘어 파라마운트의 재무 부담으로 직결된다. 파라마운트는 올해 2월 27일 주당 31달러 전액 현금 조건으로 WBD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9월 30일까지 딜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WBD 주주에게 분기당 주당 0.25달러의 ‘틱킹 피(지연 보상금)’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전체 주식 수를 감안하면 분기당 약 6억5,000만 달러(약 8,000억 원대)의 현금 유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7월 15일 기준) 9월 30일 데드라인까지 약 2개월 반이 남은 상황에서, DoJ 승인이라는 연방 차원의 녹색불과 주정부·노조의 법적 저항이 맞부딪히는 삼각 구도가 최종 결말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