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위협 급증… 대응 기술 필요성
현대로템, ‘HR-셰르파’ 첫 공개
단순한 무인차량 아닌 전술의 핵심으로

중동 분쟁 지역에서 드론 공격이 일상화되면서 전 세계 방산업계가 대응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란-이스라엘 충돌과 시리아 내전에서 민간용 드론이 개조돼 군사 무기로 사용되는 사례가 급증하자, 드론방어체계(C-UAS)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장비로 자리 잡았다.
현대로템은 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WDS 2026’에서 C-UAS를 탑재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처음 공개했다.
76개국에서 77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10만 명 이상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행사는 사우디 정부의 ‘비전 2030’ 국방산업 자립화 전략의 핵심 플랫폼이다.

한화, HD현대중공업, LIG넥스원 등 한국 방산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중동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HR-셰르파는 단순한 무인차량이 아니다. 레이다가 드론을 탐지해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C-UAS를 탑재해 실시간으로 드론을 경계하고 감시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전장에서 드론 활용 범위가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C-UAS 탑재 플랫폼이 전술 운용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퀴 하나 터져도 달린다… 6륜 독립추진의 생존력

HR-셰르파의 가장 큰 특징은 6개 바퀴 모두에 독립 추진 장치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전장 생존성을 극대적으로 높이는 설계다.
포탄 파편이나 지뢰로 바퀴 하나가 손상되더라도 나머지 5개 바퀴만으로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사막과 산악 지형이 많은 중동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구조다.
임무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플랫폼 특성도 주목할 만하다.
정찰용 드론은 물론 지대공·지대지 유도 미사일 시스템까지 탑재 가능해 하나의 차체로 감시, 타격, 방어를 모두 수행하는 ‘올인원’ 전투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실물 크기 목업과 함께 3분의 1 사이즈 탑재 모형을 함께 전시해 다양한 운용 시나리오를 시연하고 있다.
수소로 은밀하게… 블랙 베일의 전략적 가치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회에서 지난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수소연료전지 기반 무인 모빌리티 플랫폼 ‘블랙 베일’도 해외에 처음 공개했다.
블랙 베일의 핵심 경쟁력은 저소음 기동 능력이다. 디젤 엔진과 달리 수소연료전지는 거의 소음을 발생시키지 않아 적진 침투나 특수작전 같은 은밀한 임무에 최적화돼 있다.
완전 개방형 적재 공간은 군사적 용도를 넘어 민간 활용 가능성도 열어둔 설계다.
공항 보안, 국경 감시, 재난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민간 보안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사우디 ‘비전 2030’이 강조하는 지속 가능성 전략과도 부합한다.
중동 시장 ‘총출동’… K-방산 기술력 입증 기회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회에서 K2 전차 기반 계열전차, 30톤급 차륜형 장갑차, 지휘소용 차량, 의무후송차량 등의 목업도 함께 전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급변하는 미래 전장 환경에 맞춰 인공지능, 무인화, 수소 등 미래 첨단기술 기반 지상무기체계의 다양한 운용 능력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WDS 2026은 2년 주기로 열리는 중동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로,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사우디는 해군 현대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신형 호위함을 대규모 도입할 예정이어서 한국 방산업계의 주요 수출처로 부상하고 있다.
한화는 역대 최대 규모인 677㎡ 전시 공간을 확보했고, HD현대중공업은 LIG넥스원, KAI와 연합 전시관을 구성해 한국 방산의 통합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로템의 이번 기술 공개는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미래 전장 표준을 선도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드론 위협이 현실화된 중동 시장에서 C-UAS 통합 플랫폼과 수소 무인체계라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